또다른 빅매치다.
29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지는 한화-넥센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선발 투수 박찬호(한화)와 브랜든 나이트(넥센)의 대결이 흥미롭다.
한국으로 복귀한 박찬호가 외국인 투수와 대결을 하는 것은 올시즌 처음이다.
그동안 3경기에 출전하면서 모두 토종 선발과 조우했고, 그나마 최고 빅매치는 지난 24일 KIA전 윤석민과의 대결이었다.
신-구 에이스의 첫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그 경기에서 박찬호는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타선의 도움 덕분에 16대8로 대승하면서 판정승을 했다.
이번에는 몹시 부담스러운 상태에서 나이트를 만나야 한다.
박찬호에 비해 턱없이 일천하지만 나이트도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다. 뉴욕 양키스(2001∼02년)와 뉴욕 메츠(2008년)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총 15경기에 출전해 1승, 평균자책점 8.62를 기록했다.
반면 박찬호는 지난 1994년 처음으로 발을 디딘 후 17년간 9개 팀을 옮겨다니며 메이저리그 통산 476경기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의 찬란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박찬호도 뉴욕 양키스(2010년)와 뉴욕 메츠(2007년)를 거쳤지만 나이트의 입단시기가 서로 엇갈렸기 때문에 한솥밥을 먹을 일은 없었다.
박찬호는 이번 넥센전에서 상대의 6연승을 저지하고, 한화의 연패 탈출을 도와야 하는 숙명을 안았다. 넥센에게 6연승은 역대 팀 최다연승 타이기록이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총 6개)을 만들어내며 타격감에 물이 오른 넥센의 상승세를 저지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찬호는 지난 3경기에서 1승 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하고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한국적응을 하는 중이어서 팀의 기대가 크다.
박찬호가 지난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시즌 첫 등판에 나서 곧바로 승리를 챙길 때도 팀의 3연패를 끊어줬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나이트도 만만치 않다. 나이트는 한화에게 두려운 존재다. 지난해 나이트가 7승15패를 기록할 때 한화를 상대로 3승(2패)이나 챙겼다. 나이트가 상대한 7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팀이 한화였던 것이다. 한화전 평균자책점도 3.27로 시즌 전체 평균(4.70)을 크게 밑돌았고, 롯데전(2.41)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었다.
특히 나이트는 지난해 한화와의 7경기에서 평균 6⅓이닝 정도를 소화하는 등 상대 7개팀 가운데 한화를 상대할 때 가장 오래 버텼다.
게다가 나이트는 박찬호 때문에 아쉬움을 곱씹은 기억이 있다. 지난 12일 SK전에서 넥센의 시즌 4경기 만에 2승째를 챙기는 기염을 토하며 1선발의 위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박찬호가 시즌 첫 승을 거두는 바람에 모든 관심의 시선을 박찬호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박찬호와 나이트의 맞대결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청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