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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타격 부진에서 롯데가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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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4연패에 빠진 SK는 마운드보다 타격 부진이 연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26일 현재 팀타율이 2할3푼8리다. SK 밑에 삼성(0.235), 넥센(0.235), KIA(0.219) 등 타율이 떨어지는 팀이 있지만 최근의 모습은 SK가 가장 힘이 떨어졌다.

4경기 동안 팀타율이 겨우 1할9푼7리에 불과하다. 4연패하면서 얻은 점수가 단 7점. 경기당 1.7점에 불과하다. 특히 19일 롯데전서 뽑은 3점이 가장 많은 점수였다. 최경환 타격코치가 지난 24일 두산전을 앞두고 콧수염을 자르며 심기일전을 하려했지만 그날은 안타가 단 1개 뿐이었다.

SK의 부진을 보면서 롯데가 연상된다. SK가 롯데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시범경기 1위에 올랐다. 특히 2010년과 지난해엔 팀타율도 1위에 올라 화끈한 공격력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정규시즌에 들어와서는 예상외로 타격 부진에 빠지며 초반 하위권에 머물렀다.

SK도 그렇다. 시범경기서 팀타율이 2할9푼1리나 됐다. 시즌 초반에도 그 기세를 이어갔지만 조금씩 내리막길을 탔고 지금은 심각한 모습이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의 좋은 타격감이 정규시즌에서 떨어진 것에 대해 너무 컨디션을 일찍 올렸기 때문으로 분석했었다.

공교롭게도 SK의 타격 스타일이 롯데와 비슷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롯데는 2008년 로이스터 감독 부임이후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전이 별로 없고 찬스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쳐서 상대를 제압하는 스타일로 바뀌었다. SK도 올시즌 이만수 감독 부임 이후 적극적인 공격으로 타격 스타일을 바꾸었다.

시행착오가 생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롯데도 2009년 초반 타격이 극심한 침체에 빠지자 로이스터 스타일의 적극적 타격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9년엔 득점 찬스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홍성흔에게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지 않고 기다렸다며 다음 경기서 타순을 내리는 등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공격을 줄기차게 지시했었다. 그러다보니 타자들이 볼이든 스트라이크든 가리지않고 휘둘렀고 시즌 초반 좋은 타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로이스터 감독은 "볼을 치는 것이 아니라 스트라이크를 쳐야한다는 뜻"이라며 아무공이나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었다.

SK도 올시즌 타격 타이밍이 많이 빨라졌다. 기다리기보다는 초구부터 휘두른다. 지난 24일 최경환 코치는 덕아웃의 화이트보드에 'Be Agrressive(공격적으로)'라는 말을 썼다. 최 코치는 "요즘 잘 안맞다보니 선수들이 소극적으로 치는 것 같아 썼다"고 했지만 그날 SK는 최 정의 솔로포가 유일한 안타였다. 26일엔 좀 더 신중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경기전 안치용은 "무조건 방망이를 휘두르는게 아니라 카운트를 잡으러 오는 스트라이크를 치자는 것인데 요즘 보면 우리 선수들이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고 너무 덤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선수들끼리 미팅을 해서 좀더 집중해서 볼넷을 얻기도 하면서 찬스를 연결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SK는 7개의 볼넷을 얻어냈고 6개의 안타를 쳐서 활발한 공격을 했지만 득점은 2점에 불과했다. 여러 찬스가 있었지만 득점권에서의 한방이 없었다. 아직은 변화된 팀 타격 스타일에 전체적으로 적응이 되지 못하는 모습.

이러한 상황에서 새롭게 활로를 뚫어줄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 경기 중 대타 작전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대주자나 대수비 요원은 많지만 한방을 쳐줄 선수가 없는 것. 또한 상대수비를 흔들어줄만한 기습번트도 보이질 않는다. 이만수 감독은 27일 삼성전을 앞두고 타선에 활로를 뚫기 위해 임 훈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베테랑 박재홍을 올렸다.

롯데는 4월에 극심한 타격침체에 마운드마저 무너지며 하위권에서 출발했지만 조금씩 살아나며 결국 최강의 방망이로 4강 진출을 이뤘다. SK는 아직 마운드가 살아있어 4연패를 했음에도 7승6패로 5할이상의 승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의 방망이가 살아났듯 SK의 방망이도 살아날까. 궁금해지는 시즌이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