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을 두둔하는 그라운드의 불문율이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다.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인간이기에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심의 희생양은 상처가 크다. FC서울은 21일 제주전(1대1 무)에서 승점 3점을 도둑맞았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산토스의 동점골은 오프사이드에서 시작됐다. 명백한 오심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그것으로 끝이다. 결과는 번복되지 않는다.
올시즌 6강 플레이오프가 사라졌다. 스플릿시스템이 도입됐다. K-리그는 1~30라운드까지 16개팀이 홈앤드어웨이로 경기를 치른 후 1~16위까지 순위를 매긴다. 이후 1~8위 8팀을 그룹A, 9~16위 8팀을 그룹B로 나눠 홈앤드어웨이로 14라운드를 더 갖는다. 그룹을 나누더라도 승점은 연계된다. 승점 1점에 우승, 강등팀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구도다. 오심은 가혹한 그림자다.
오심을 근절할 대책은 과연 없을까. 연맹은 심판 판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올시즌부터 세분화된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심판들은 매라운드 평가를 받는다. 세 차례 나눠 A-D등급 조정도 실시된다. 등급에 따라 심판들의 수당과 경기 배정수가 달라진다.
그러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오심은 여전하다. 프로축구연맹은 "그 방법이 있다면 왜 안 하겠느냐"며 하소연한다.
오심을 내린 심판도 징계를 받는다. 하지만 철저하게 비공개로 이뤄진다. 반면 일선 지도자와 관계자에게 가하는 잣대는 다르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토로할 경우 공개적으로 징계가 내려진다. 연맹은 올시즌 이를 규정으로 명문화 했다. 김상호 강원 감독은 1일 광주전에서 불만을 제기한 후 500만원의 벌금 징계를 부과받았다.
연맹 심판위원회는 징계를 공개할 경우 심판 권위에 심각한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 지도자의 '표현의 자유'는 땅에 떨어져도 되는 것일까. 공정한 룰에서 경쟁이 시작돼야 한다. 심판들을 성역화하는 것은 곤란하다. 신상필벌도 '알권리'에 포함돼야 한다.
과학적인 노력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날 수원-경남전(0대0 무)에서 볼의 골라인 통과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골라인 판독 기술 도입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전자칩이 내장된 볼에서 나오는 자기장으로 득점 여부를 판독하는 '골레프(GoalRef)'를 두고 조율 중이다. 테니스와 크리켓에 도입된 볼 추적 시스템이다.
오심은 그라운드에 쏟아내는 땀방울을 무력화시킨다. 연맹도 시대의 조류를 주목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