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로 2012년 시즌 일본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인 야마모토 마사히로. 프로 27년 째인 이 좌완 투수는 나이에 관한 선입견과 편견을 완벽하게 깨트렸다. 구속이 떨어져도 제구력이 좋다면,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한 경기 운영능력이 있다면, 나이를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야마모토는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단 1이닝도 던지지 못했다. 그런데도 나이뿐만 아니라 이런 공백까지 완벽하게 극복했다.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오른 야마모토다. 그는 지난 15일 한신전에 선발로 나서 8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46세8개월4일의 나이로 선발승을 거둬 일본 프로야구 최고령선발승 기록을 다시 썼다. 1948년 하마자키 신지(한큐·46세8개월)가 세운 최고령선발승 기록을 무려 64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이번 시즌 4경기에 선발 등판했는데, 모두 일요일에 마운드에 올랐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1승에 그쳤으나 출전 경기 모두 상대 타선을 여유있게 요리했다. 강속구를 앞세워 힘이 좋은 젊은 선수를 압도한 게 아니라, 130km대 중반의 직구와 변화구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22일 히로시마전에 선발로 나선 야마모토는 7이닝 동안 4안타를 내주고 1실점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성적이면 승리투수가 됐겠지만,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팀 타선이 터지지 않아 승패없이 물러났다. 19일 부친상을 당한 야마모토는 23일 장례식을 앞두고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등판한 4경기 모두 승리 투수 요건을 모두 갖췄다. 지난 1일 히로시마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8일 야쿠르트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8일 야쿠르트전부터 15일 한신전, 22일 히로시마전까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을 던져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것)를 기록했다.
현재 센트럴리그 최다승 투수는 주니치의 요시미 가즈키(28·평균자책점 1.50)로 3승. 하지만 투수의 객관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평균자책점은 야마마토가 1위다. 4경기에서 26닝을 던져 2자책점을 기록한 야마모토는 평균자책점 0.69로 1위(2위 야쿠르트 아카가와 가쓰키 0.95 )다. 비록 승수는 '1'에 머물고 있지만 현재 리그 최고 수준의 투수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야마모토 올시즌 성적
1=4.1=히로시마=5이닝 3안타 무실점=승패없음·2대2 무
2. 4.8=야쿠르트=6이닝 3안타 1실점=승패없음·1대3 패
3. 4.15=한신=8이닝 2안타 무실점=시즌 첫승·3대0 승
4=4.22=히로시마=7이닝 4안타 1실점=승패없음·3대2 승
계=26이닝 2실점 1승 평균자책점 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