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도쿄야구클럽으로 출범한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팀이다. 리그 우승 42회, 재팬시리즈 우승 21번에 빛나는 요미우리는 최다 우승팀이자 센트럴리그를 넘어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팀이다.
'세계의 홈런왕' 오사다하루(72·왕정치·소프트뱅크 회장)와 '미스터 베이스볼' 나가시마 시게오(76·요미우리 종신명예감독)가 주포로 활약했던 1965년부터 1973년까지 9년 연속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일본 프로야구를 '요미우리 대 반 요미우리'로 나누기도 하고, '일본 야구팬의 절반 이상이 요미우리 팬'이라는 얘기도 있다.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는 다는 것은 최고의 선수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 해 요미우리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요미우리 구단이 1997년부터 2004년 사이 입단한 우에하라 고지(텍사스), 다카하시 요시노부, 아베 신노스케 등 신인 6명에게 계약금 36억엔을 지급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지난달 폭로하면서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당시 일본 프로야구 신인 최고계약금은 성과급을 포함해 1억5000만엔. 그런데 요미우리가 이를 어기고 다카하시, 우에하라 등 유망주들에게 6억~10억엔의 거금을 줬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요미우리 구단의 모기업인 요미우리 신문과 아사히 신문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시즌 초반 요미우리가 굴욕적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20경기를 치른 4월 23일 현재 요미우리는 6승13패1무로 센트럴리그 6개 팀 중 최하위다. 요미우리는 18일 주니치전부터 22일 야쿠르트전까지 5연패를 당했다. 이번 시즌 경우 20경기를 치렀는데, 벌써 두번째 5연패다.
부진의 첫번째 이유는 클러치 능력이 떨어지는 타선. 요미우리는 전통적으로 타선이 화려한데, 올시즌 팀 타율이 2할2푼2리(리그 5위)에 불과하고 팀 득점이 44점에 그쳤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즌 초반 20경기 기준 44득점은 1943년 49점 이후 69년 만의 구단 최저 득점이다.
뒷심도 부족했다. 1점 차로 승부가 난 5경기에서 1승4패를 기록했다.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양리그 12개 구단 중 1점차 승부 최저 승률이다. 또 실책 19개로 리그 1위(2위 히로시마 11개)다.
지난해와 올해 초반 20경기 기록을 비교해보면, 올시즌 요미우리 타선의 무기력증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는 홈런으로 23점을 냈는데 올해는 8점에 불과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