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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PD 없으니 완성도도 없다? 스튜디오 예능도 '위기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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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의 장기 파업으로 인해 각 방송사 예능 메인 PD들의 부재가 길어짐에 따라 그 부작용도 점점 커지고 있다. MBC '우리들의 일밤'의 경우에는 외주 제작사까지 투입해 공백을 없애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초 메인PD들의 부재는 야외 촬영이 많은 프로그램에만 국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때문에 PD가 촬영과 편집 뿐만 아니라 출연까지 하는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나 MBC '무한도전'의 경우 그 타격이 상상 이상이지만 예상됐던 바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스튜디오 촬영을 기본으로 하는 프로그램까지 하락세를 겪고 있어 심각성이 더하다.

KBS 예능의 간판이자 '국민 코미디'로 불리기까지 하고 있는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에도 메인PD 부재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지난 달 중순 22%(이하 AGB닐슨)까지 치솟았던 '개콘'의 전국 시청률은 서PD의 부재 후 하락세를 걷더니 지난 15일에는 17.5%까지 떨어졌다. 기존 '감수성' '애정남' 등에 '용감한 녀석들' '꺾기도' 등의 인기코너까지 가세해 한창 승승장구해야할 '개콘'의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서PD 본인 역시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으로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프로그램이고 제작 방식상 PD 한명이 빠진다고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예상했지만 의외로 빈자리가 컸다는 의미다.

'승승장구' 역시 마찬가지다. '승승장구'의 박지영 PD도 "실내에서 촬영하는 프로그램이라 섭외만 돼 있으면 제작이 가능하다. 내가 없다는 것은 단지 결정권자가 빠진 것이다"라며 "파행과 정상방송은 보는 이의 입장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우리가 보기에는 정상방송이 아니다. 하지만 시청자가 볼 때는 괜찮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시청자가 보기에도 정상방송이 아니었나 보다. 지난 3월 초 10%를 넘었던 시청률은 지난 17일 6.6%까지 떨어졌다. 메인 PD가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시청률이 나왔다면 '문책'감이다.

그나마 포맷화된 프로그램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은 '불후의 명곡' 정도다. '불후의 명곡'은 지난 14일 8.4%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21일 간신히 다시 12%로 복귀했다.

이같은 예능들의 부진으로 덕을 보는 것은 역시 SBS 예능 프로그램들이다. 지난 21일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은 전 주보다 무려 4.4%포인트 상승한 14.5%를 기록하며 토요 예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는 지난 1일 넘볼 수 없을 것 같던 KBS2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을 넘어서는 단맛을 봤다. '런닝맨'과 'K팝스타'가 동반 상승하면서 주춤하던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을 앞지른 것이다. 물론 한 주 천하로 끝나긴 했지만 이런 상황이 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튜디오에서 녹화를 진행하고 촬영이 포맷화돼 있는 프로그램이라도 메인PD의 역할은 적지 않다. 촬영이나 편집에서의 디테일은 프로그램 완성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 메인 PD가 부재한 방송의 완성도가 미흡하다는 것은 시청자들이, 당장은 아니라도 서서히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메인 PD가 없는 예능들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