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팬들은 요즘 야구 볼 맛이 난다. 무려 1462일 만에 단독 선두에 나서게 됐고 투-타 모두에서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눈부시는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는 바로 4번타자 홍성흔이다. 본인은 "팀의 네 번째 타자일 뿐이다" "롯데의 4번은 내가 아닌 이대호"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금의 활약이면 이런 말들은 지나친 겸손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홍성흔은 8개 구단을 통틀어 최고의 4번타자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11경기에서 홈런 3개 포함 17안타를 몰아치며 4할2푼5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17개의 타점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다.
홍성흔에게 "올해 타점왕은 홍성흔 것 아니냐"라고 하자 "설레발은 금지"라고 하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어느정도 지금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듯 했다. 하지만 "여기서 고삐를 늦출 수는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2009, 2010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홍성흔이었지만 지난해 장타가 나오지 않으며 부진했다. 하지만 올시즌 정상궤도에 올랐던 자신의 페이스를 확실히 다시 찾은 느낌이다. 그 원동력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본인과 양승호 감독의 얘기를 들어봤다.
홍성흔은 양 감독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그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많은 훈련을 소화해냈다. 열심히 한만큼 성적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감독님께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수비 훈련 시간이지만 나는 혼자 방망이를 돌렸다. 올해 꼭 부활하라는 감독님의 배려 속에 특별히 타격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매우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반면 양 감독은 홍성흔의 프로다운 자세를 칭찬했다. 양 감독은 "노장 선수가 타격폼을 바꾸다는 것이 쉬운일인가. 그만큼 노력을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만들기 힘든 것"이라면서 "바꾼 타격폼을 단시간 내에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것 같다. 그래서 장타가 나오고 있다. 물론 그렇게 자기 것으로 만든 것은 홍성흔 만이 가지고 있는 정신력의 산물"이라며 4번타자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