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의 시간은 내 조국을 지킵니다."
한화 박찬호가 '동해'와 '아리랑' 수호 전도사로 변신해 화제에 올랐다.
박찬호는 지난 주말 '동해'표기 수호를 호소하고 한민족의 민요 '아리랑'을 노래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최근 한화 선수들과 프런트 등 박찬호의 지인들은 스마트폰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뜻밖의 메시지를 받았다.
박찬호의 절절한 호소의 메시지였다. 메시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있었다.
'미국에서 21일까지 투표를 한데요. 동해를 일본에 넘겨줄 것이냐, 아니냐. 이걸 모르는 한국 분들이 많이 계세요. 인터넷에 백악관 동해라고 치시고 들어가서 투표하세요.
일본인들은 벌써 투표 열심히 하고 있대요! 빨리 들어가서 우리 동해바다를 일본에 넘겨주지 맙시다!!!!!! 또 이 글 복사해서 주위에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5분의 시간은 내 조국을 지킵니다. 박찬호 올림'
박찬호는 자신의 휴대폰 SNS에 연결된 지인들에게 동해를 지키기 위한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메시지를 받은 지인들은 무릎을 쳤다. 최근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동해' 표기를 놓고 치열하게 전개중인 한국과 일본의 사이버 전쟁이 떠올랐다.
이 전쟁은 지난달 22일(이하 한국시각) 미주 버지니아한인회가 백악관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미국 교과서 동해 표기로 바로잡기' 서명운동을 시작한 게 계기였다.
미국 교과서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바로 잡자는 운동이다. 이를 계기로 백악관 홈페이지의 온라인 청원코너인 '위 더 피플'에서 관련 서명운동으로 열기가 달아올랐다.
문제의 발단은 일본의 한 네티즌이 지난 13일 같은 코너에서 "일본해는 원래 일본해"라는 내용의 청원으로 대응하면서 시작됐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서명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의 사이버 전쟁은 동해의 명칭을 확정짓게 될 국제수로기구(IHO)의 모나코 총회(23일)가 임박하자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이같은 저간의 사정을 알게 된 박찬호가 독도에 이어 동해까지 넘보는 일본인들의 어이없는 억지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서명운동하는 요령까지 친절하게 설명하며 동해 지킴이 전도사로 나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박찬호는 삼성전이 우천취소된 21일 청주 라마다호텔 숙소에서 '아리랑'을 열창하며 홍보영상 촬영을 했다.
'아리랑 수호운동'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영화배우이자 경기도 문화의 전당 이사장인 조재현이 스포츠 스타 등 각계 유명인사이 직접 부른 아리랑 영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 운동을 주도하는 중이다.
'아리랑' 문제는 중국이 지난해 5월 소수민족(조선족)의 아리랑을 자신들의 고유 문화유산인 것처럼 지정한 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려 하자 촉발된 것으로, 한국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박찬호는 평소 가깝게 지내는 유명 배우 차인표의 권유를 받고 기꺼이 큰 힘을 보탰다.
박찬호는 한화에 입단할 때 오랜 미국생활을 회상하며 "나의 조국 한국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깨달았고 한국 특유의 끈끈한 정이 무척 그리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박찬호에게 메시지를 받고 아리랑 열창을 들은 한화 프런트들은 "미국과 일본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던 박찬호의 남다른 한국사랑을 새삼 느끼게 됐다"면서 "아리랑을 애절하게 부르는 솜씨가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청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