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수원 삼성이 오심에 울었다.
서울과 수원은 21일 각각 제주 유나이티드, 경남FC와 맞붙었다. 서울은 제주를 홈으로, 수원은 원정길을 떠났다.
명백한 오심이 귀중한 승점 3을 빼앗았다. 먼저 서울은 후반 31분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균형을 깼다. 해결사는 김현성이었다. 외국인선수 데얀 대신 교체투입된 지 4분 만이었다. 몰리나가 코너킥으로 올려준 볼을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서울은 경기 종료 직전 산토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배일환이 슈팅을 때린 것이 김용대에 맞고 나왔다. 서동현은 달려들어 논스톱으로 허재원에게 패스했다. 허재원도 논스톱으로 산토스에게 크로스를 올렸고 산토스 역시 논스톱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그런데 제주의 천금같은 동점골은 명백한 오심에서 출발했다. 오프사이드였다. 배일환이 슈팅을 시도할 때 서동현은 오프사이드 위치에 서 있었다. 부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지 않았다.
수원의 승점도 3점에서 1점으로 변했다.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객관적인 전력의 우위를 앞세워 시종일관 경남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좀처럼 상대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 라돈치치의 마무리는 무뎠다. 문전 앞에서의 세밀함도 떨어졌다. 그러나 수원은 어부지리로 승점 3을 따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후반 5분에 연출됐다. 오른쪽 측면에서 서정진이 올린 크로스를 경남 윤영신이 걷어내지 않고 직접 헤딩으로 김병지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이 패스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윤영신의 백헤딩 패스가 그만 골라인을 넘어가고 만 것이었다. 허나 김병지는 넘어지면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공을 재빨리 골라인에서 밖으로 빼냈다.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라 정밀한 비디오 판독없이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주심은 공이 골라인을 통과하지 않았다라고 판정,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그러나 중계방송 느린 화면에는 정확한 장면이 포착됐다. 분명 공이 골라인을 통과했다. 이를 김병지가 감쪽같이 걷어낸 것이었다. 김병지도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이라 공이 이미 골라인을 통과했는지조차 모를 수 있었다.
이날 오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봄비였다. 특히 서울-제주전에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빗방울이 굵어졌다. 매와 같은 눈으로 오심에 신경써야 했던 심판들은 비의 장벽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특히 두 경기의 오심 논란은 부심들이 잡아냈어야 했다.
경기는 끝났다. 더이상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심판들에 대한 불신은 지울 수 없게 됐다. 지난해에는 중요 경기마다 오심이 나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0월 3일 서울-수원의 슈퍼매치 때는 서울이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15일 FA컵 결승전에서는 수원이 눈물을 흘렸다. 올시즌은 스플릿시스템이 적용된다. 강등이 걸려있기 때문에 판정 하나하나가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