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에게 18일 애들레이드(호주)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E조 4라운드 경기는 너무나 중요했다. 승리가 필요했다. 애들레이드전에서 승리하면 16강 진출의 8부능선을 넘게 된다. 또 수원(11일), 제주(14일)와의 K-리그 경기에서 2연패당한 아픔을 추스리려했다.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나왔다. 경기는 압도했다. 하지만 골결정력이 부족했다. 결국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 상대 스트라이커 지테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대1로 졌다. 2승2패(승점6)를 기록한 포항은 조3위로 떨어졌다.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 큰 문제가 있다. 22일 전북과의 홈경기다. 체력이 가장 큰 문제다. 포항 선수단은 호주로 향했던 길을 거슬러 돌아와야한다. 경기 이틀전인 20일 오후 8시에야 겨우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비행기만 12~13시간을 탄다. 다시 포항까지 오려면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 포항 구단은 선수단의 도착을 21일 오전 2~3시경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열한 경기와 장거리 이동 후 딱 하루 쉬고 경기에 나서는 셈이다. 여기에 애들레이드전에서의 아쉬운 패배로 팀전체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이래저래 악재다.
황 감독이 미리 준비해둔 카드가 있다. 바로 '포항 낙오조'다. 황 감독은 호주로 떠나면서 주전 멤버들 가운데 7명을 포항에 일부러 남겼다. 중원의 핵인 황진성을 비롯해 신광훈 김광석 김다솔 박성호 고무열 박희철이다. 황 감독은 호주로 떠나면서 이들에게 특명을 내렸다. "체력을 회복하고 전북전 비책을 마련하라"였다. 특명을 받은 선수들은 2군 선수들과 함게 포항에 남아 몸을 만들었다. 이제는 낙오조가 해줄 차례다. 호주에 다녀온 선수들은 뛰기가 쉽지 않다. 황 감독은 낙오조를 중심으로 전북전 출전 멤버들을 꾸밀 생각이다. 더 이상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전북적 승리가 필요한 포항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