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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체질바꾸기 2년 반, 빛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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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이지송)의 생존 몸부림 2년반. 빛이 보인다.

LH는 최근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익을 발표했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16% 늘어난 15조원, 당기순익은 55% 증가한 7900억원이었다. 금융부채는 2년전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때 예측보다 10조원 줄어든 97조7000억원이었다. 각종 수치에 파란불이 그냥 들어온 것은 아니다. 이유가 있다. 민간기업 출신인 이지송 사장의 개혁 성과, 여기에 노사공동 비상경영체제의 효과적인 운영 등이 밑받침됐다.

2009년 LH가 출범할 때만해도 미국발 서브프라임사태로 인한 부동산 시장 급냉과 재무위기 등 상황은 극히 불투명했다. 유동성 위기는 심각했고, 금융자산은 130조원, 부채가 109조원이었다. 금융부채는 75조원으로 금융부채비율은 자본금 21조원 대비 361%에 달했다. 토지와 주택 개발사업은 평균 투자기간이 7년, 회수기간이 12년이나 소요된다.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지송 사장은 2009년 취임과 함께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부채 원인과 내용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이를 토대로 재무개선 100대 과제가 마련돼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했다. 또 노사공동 비상경영 선포로 세일즈 강화, 원가 10% 절감 등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했다. 또 과도한 공정을 단순화하고 업무시스템을 단일화 해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와 더불어 공기업으로서의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간부직원 재산등록 및 청렴도 평가, 국민권익위원회와 공동으로 부패영향평가도 실시했다. 1년이 채 안돼 청렴도 측정에서 공기업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매우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당기순익이 55% 증가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상승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전직원 임금 10% 반납, 인력감축, 고유목적 외 사업 정리, 원가 절감, 사업시스템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 세부 방안이 착착 시행되면서 최종목표로 했던 2014년 사업수지 흑자전환 및 금융부채비율 상당 감소를 위한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조직의 변화가 시발점이 됐고, 이를 통해 외부로 힘을 모아가고 있다. LH는 최근 인사과정을 완전 공개하고 팀장급 직위에 하위직급자를 대거 발탁하기도 했다. 능력 중심의 세대교체 단행으로 조직내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지송 사장 특유의 스킨십 경영도 한 몫 했다.

박성옥 LH 홍보부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틀이 확실히 마련됐지만 완성된 것은 분명 아니다. 토지, 주택 판매 증가와 채권발행 용이 등 좋은 신호들이 많지만 지속가능한 선순환형 사업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더욱 힘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LH 노동조합의 양보와 열정도 눈여겨 볼 만하다. 노조 창구 단일화를 통해 요구안을 대폭 줄였고, 24년 연속 무분규 기록도 세웠다. 인원감축 연말 목표치의 84%(1484명)를 자발적으로 감축키로 한 것 역시 쉽지 않은 고통 분담이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