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 내내 '마리오 미안하다'를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SK 정근우에겐 정말 지옥같은 날이었을게다. 찬스가 계속 오는데 단 1명도 홈에 불러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3회말 1사 2,3루서 삼진을 당했던 정근우는 5회말 1사 만루서는 스퀴즈사인에서 번트를 대지못해 3루주자 조인성이 아웃되게 했고, 이어 내야땅볼로 아웃돼 찬스를 무산시켰다. 8회말 1사 2루에서 만회할 기회를 맞았지만 한화가 거르는 바람에 걸어나가야했다.
그리고 맞은 10회말 1사 3루서 맞은 또한번의 기회. 한화에서 만루작전을 쓸 것으로 예상됐지만 포수 신경현은 홈플레이트 뒤에 앉아있었고, 한화 마무리 바티스타는 그대로 공을 뿌렸다. 초구 파울에 2구째 어이없이 높은 공에 헛스윙. 쳐야한다는 부담이 너무 큰 것이 아닐까했지만 정근우는 정근우였다. 3구째 공을 가볍게 툭 밀어쳤고, 타구는 전진수비를 한 1루수를 넘어 우익수와 1루수 사이에 떨어졌다. 올시즌 첫 끝내기 안타였다.
"5회 스퀴즈 상황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마지막에 끝내지 못했다면 충격이 컸을 것이다. 마지막 타석에서 무조건 맞힌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고 한 정근우는 "오늘 류현진 선수의 공은 공략하기 힘들었다. 구위가 대단했다. 잘 끝내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