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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부임 중 14번 우승, 신치용 리더십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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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동안 한 팀에 있었다. 그 가운데 리그 우승만 14번(실업리그 8회, V-리그 6회)이다. 코트 위의 제갈공명, 한국의 알렉스 퍼거슨 등 별명도 영광스럽다. 바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얘기다.

견줄 이가 별로 없다. 1982년부터 2000년까지 해태타이거스를 이끌었던 김응룡 감독 정도다. 김응룡 감독도 리그 우승은 9번에 그쳤다. 신 감독은 명실상부한 한국 프로스포츠 최고 감독이다. 성공의 이면에는 신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있다. 땀의 힘을 절대시한다. 선수단도 냉정하게 관리한다. 그러면서도 전술적인 준비를 잊지 않는다. 신 감독의 리더십을 살펴봤다.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12일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열린 삼성화재의 축승회 현장. 취재진과 함께 한 박철우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동안의 고생이 머리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철우는 "시즌을 치른 6개월보다 정규리그 끝나고 난 뒤 챔피언결정전 준비하던 2주가 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신 감독은 2주간 '지옥훈련'을 시켰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신한불란(信汗不亂·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만큼 훈련을 강조한다. 몸이 지친 원정경기 다음날에도 반드시 혹독한 훈련을 시킨다. 지난시즌 경험이 컸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에 소홀했다. 돌아와보니 선수단이 말이 아니었다. 신 감독은 곧바로 강도높은 새벽 훈련을 지시했다. 그러자 팀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던 순위를 천천히 끌어올려 정규리그를 3위로 마감한 뒤 포스트시즌에서 LIG손해보험,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을 차례로 꺾고 정상에 섰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계속된 훈련으로 팀을 만들어갔다. 14번 우승의 비결은 끊임없는 훈련에 있었다.

▶필요없으면 나가

냉정하다. 피도 눈물도 없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그만큼 선수단 관리에서만큼은 철두철미하다. 기준을 정해놓고 충족시키지 못하는 선수는 과감하게 내친다. 개혁과 변화를 항상 강조한다. 특히 고참 선수들에게 한 층 더 냉정하다. 능력을 더 이상 보여주지 못하면 붙잡지도 않는다. 반면 능력있는 선수들은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잡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결심했던 석진욱의 마음을 돌린 것도 신 감독이었다.

고참 선수들은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찾는다. 올 시즌 석진욱 여오현 고희진 등이 맹활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석진욱과 여오현은 서브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고희진은 주장을 맡아 팀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들 마음 속에 "내가 할 일이 없으면 바로 짐을 싸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고참들이 열심히 하니 후배들도 따라올 수 밖에 없다. 신치용표 선수단 관리의 핵심이다.

▶맞춤 전술은 나의 힘

챔피언결정전에 나선 삼성화재는 정규리그때와 달랐다. 자신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서브리시브였다. 가빈과 박철우가 구멍이었다. 발빠르게 대책을 세웠다. '여오현 석진욱 시프트'였다.

대한항공이 서브를 때릴 때 가빈과 박철우는 뒤로 빠졌다. 이들의 공간은 여오현과 석진욱이 맡았다. 맡아야할 공간이 많아 부담되기는 했지만 이들이 서브리시브를 받는 것이 더욱 안정적이었다. 모두 신 감독의 머리 속에서 나온 전술이었다. 자신들의 약점을 인정하고 발빠르게 대책을 세웠다. 이 외에도 가빈과 박철우를 활용하는 세트 플레이라든지 속공 패턴 등 모두 신 감독이 코칭스태프와 함께 고안해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