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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못 차린 인천, '낙하산 감독' 데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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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기 감독 선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허정무 감독이 일찌감치 사퇴 입장을 밝힌 뒤부터 물밑에서 작업이 이뤄져 왔다. 인천 구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장외룡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천 창단 당시 코치였던 장 감독은 초대 감독인 베르너 로란트가 2004년 9월 지휘봉을 내려놓자 대행을 거쳐 이듬해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2005년 K-리그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해 준우승에 골인하는 기적을 달성했다. 이후 해외연수차 인천을 떠났다가 2008년 복귀, 1년간 더 팀을 맡은 뒤 물러났다. 창단 2년차 인천을 준우승까지 끌고 간 업적으로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시즌 중반 공석이 된 감독직을 맡을 인물은 인천에서 수완을 발휘한 장 감독 밖에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 최근 장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다롄 스더에서 물러나 자유로운 신분이라는 점도 미묘하게 맞물린다. 최승열 인천 단장은 "장 감독을 후보군에 올려놓은 적도 없고 논의도 없었다"면서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이미 '장외룡 인천 복귀설'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현재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구태의 반복이다. 장 감독이 환영 받기 힘들다. 선임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서다. 전직 구단 고위 관계자가 허 감독 퇴진 및 장 감독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조건도 전 사장이 중심이 돼 방만한 구단 경영과 과도한 예산 책정, 허 감독의 고액 연봉 문제를 걸고 넘어졌던 '인천축구를 사랑하는 모임(인축사)'과는 맥락이 또 다르다. 자신과 대립했던 허 감독을 흔든 뒤 장 감독을 앉히면서 잃어버린 영향력을 되찾으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장 감독이 구단주인 송영길 인천시장의 학창시절 후배, 최 단장과 동기동창 등 인맥으로 얽혀 있는 부분도 껄끄럽다. 선임 시 생각지 않은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취임 전부터 '낙하산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수도 있다.

인천 구단 관계자와 코칭스태프는 허 감독 사퇴를 두고 하나같이 "성적이 부진해 허 감독이 그만두는 것이겠느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성적부진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구단과 시의 무관심, 외풍에 결국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장 감독 선임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