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이진호(대구) 때와는 달랐다. 별다른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 뜻을 감독도, 선수도 모두 알고 있었다.
송제헌(대구)은 31일 전북을 상대로 2골을 넣으며 팀의 3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송제헌의 성공 밑에는 무아시르 감독과의 '침묵의 믿음'이 깔려 있었다. 모아시르 감독은 평소 송제헌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울산과의 경기 전 면담을 통해 "너는 우리의 스트라이커다. 너를 믿는다"고 격려했던 이진호와는 달랐다. 그저 훈련에 내보내고 경기에 뛰게 했다. 따뜻한 눈빛만 보낼 뿐이었다.
송제헌도 그 의미를 잘 알았다. 서로간의 믿음이었다. 송제헌은 말이 없는 사나이다. 묵묵히 자기 일만 한다. 대구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 시즌 송제헌이 팀내 최다골을 기록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과묵한 성격 탓이 크다"고 말할 정도다.
송제헌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개인 훈련을 하다 왼쪽 발목이 부러졌다. 새 감독이 왔지만 그저 재활훈련을 묵묵히 했다. 모아시르 감독도 송제헌의 뜻을 알았다. 지난 시즌 대구의 경기 비디오를 보더니 "이 선수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라고만 했다. 브라질에 송제헌을 데리고 가서도 재활훈련만 시켰다.
당초 송제헌의 복귀 예상 시기는 4월 중순이었다. 하지만 송제헌은 3월 초 팀훈련에 합류했다. 훈련에 매진한 결과였다. 모아시르 감독으로서는 빠른 회복세가 놀라웠다. 곧바로 경기에 투입했다.
처음에는 좋지 않았다. 인천과의 3라운드에서 송제헌은 완벽한 찬스를 두번이나 놓쳤다. 팀은 1대0으로 승리했지만 송제헌은 아쉬움이 컸다. 모아시르 감독은 아무말 하지 않았다. 언론에다가는 "부상 후 첫 경기인 것을 감안해달라"고만 했다. 울산전에서도 송제헌은 부진했다. 이 때도 모아시르 감독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0-2로 지고 있던 후반 5분 모아시르 감독은 송제헌을 투입했다. 역시 아무말 없었다. 그저 '하고싶은대로 하라'는 눈빛만 보냈다. 송제헌은 그 믿음에 화답했다. 골을 넣은 송제헌은 환하게 웃었다. 그의 눈빛 저편에는 박수치고 있는 모아시르 감독이 서 있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