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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임태훈, 선발 준비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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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투수 2명이 있다. 넥센 김병현과 두산 임태훈이다. 김병현은 오랜 공백을 깨고 올시즌 국내 무대로 들어와 제2의 야구 인생을 열어 젖혔다. 임태훈은 데뷔 이후 주로 불펜투수로 뛰다 이번에 선발로 변신했다. 두 투수가 29일 의미있는 실전 등판을 가졌다. 김병현은 부산 롯데전에 나가 1⅔이닝 동안 1안타 4사구 2개, 무실점을 기록했다. 라쿠텐 시절인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만의 첫 실전등판에서 무난한 피칭 내용을 보였다. 임태훈은 인천 SK전에서 선발로 나가 5이닝을 6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제몫을 다했다. 두 선수 모두 올시즌 보직은 선발이다. 그러나 그동안 준비 과정은 사뭇 달랐고, 현재 컨디션에도 차이가 있다. 김병현이 장기간의 '공백'을 극복해야 한다면, 임태훈은 '보직 적응'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어떻게 준비했나

김병현은 지난해 8월부터 실전 마운드에 오른 적이 없다. 7월까지 라쿠텐 2군에서 18경기에 나가 20⅓이닝을 던져 1패, 방어율 2.66을 기록한게 전부다. 말이 2군이지 사실 김병현이 실전답게 치른 경기는 거의 없었다. 김병현은 넥센과 계약한 후 지난 1월말 전훈캠프에 합류했다. 그가 첫 불펜피칭을 실시한 것은 2월21일이었고,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은 3월3일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웨이트와 러닝 등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하게 하는 운동에 집중했고, 롱토스와 숏토스, 하프피칭 등으로 조금씩 던지는 연습을 했다.

임태훈은 사정이 다르다. 2007년 데뷔한 임태훈은 줄곧 불펜투수로 뛰다 2010년 잠시 선발로 나선 적이 있다. 즉 임태훈의 신체는 짧고 강하게 던져야 하는 불펜 보직에 익숙해 있다. 더구나 지난해 10월에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보직을 바꾼 이유에는 수술을 받은만큼 규칙적으로 등판하는 선발이 훨씬 '안전'하다는 판단이 일부 작용했다. 하지만 뼛조각 제거수술은 원래 인대나 근육 등 신체에 변형을 주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재활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임태훈은 1월말부터 불펜피칭을 실시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투구수 늘리기란 과제를 안고 조금씩 어깨와 팔꿈치를 풀어나갔다. 전훈캠프 연습경기에서는 1이닝 정도만 던졌고, 시범경기 들어 본격적으로 투구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과제는 무엇인가

현재 김병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투구후 몸상태다. 이날 롯데전 등판 후에는 어깨나 팔꿈치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바로 피로 회복 속도다. 김시진 감독은 "앞으로 2군서 4~5차례 등판하는데 투구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구후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 특히 피로 회복 속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살펴보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달리 말하면 김병현에게는 투구수 늘리기 자체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이미 불펜에서 100개까지 공을 던졌고, 라이브 피칭에서도 79개를 소화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마무리로 데뷔했지만, 이후 선발로 6년 정도를 던졌다. 즉 선발 보직이 그리 낯설지 않다. 원래 하던 일을 다시 하는 셈이다. 게다가 한 달 뒤 1군 합류를 목표로 하는 만큼 급할 것이 없다. 김병현은 앞으로 2군에서 15개씩 투구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로테이션을 유지할 수 있게끔 피로 회복 속도를 끌어올리는게 과제다.

임태훈은 투구수 늘리기와 더불어 강약조절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수술을 받은데다 새롭게 선발로 나서는 만큼 실전에서 강약조절을 해가며 투구수를 올리는게 중요하다. 김진욱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전력피칭을 하면 선발에서 빼겠다"는 엄포를 놓으며 그에게 강약조절을 강조했다. 이날 SK전에서는 88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직구도 8㎞ 정도 속도 차이를 두며 던졌고,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변화구도 다양하게 점검했다. 임태훈은 시즌 개막과 동시에 로테이션에 포함돼 선발로 던지게 된다. 이날 경기후 김 감독은 "태훈이의 피칭 개수가 늘어나고 밸런스가 좋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