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1경기에 한해 연고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징계를 받았다.
연맹은 29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24일 인천-대전전에서 발생한 인천 마스코트 폭행 사건과 관련한 징계를 확정했다. 연맹 상벌위원회는 인천에 제재금 500만원과 함께 연맹이 지정하는 날짜에 연고지 이외의 지역에서 홈경기를 개최하도록 했다. 연맹 측은 당장 1일 벌어지는 경남전에는 징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11일 광주전 혹은 22일 울산전이 대상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한 대전에는 제재금 1000만원과 향후 5,6라운드 홈경기에서 서포터즈석을 폐쇄하도록 했다.
인천 마스코트 폭행한 가해자 대전 서포터스 2명에 대해선 전 구단 무기한 출입 금지를 권고했다. 이번 결정이 명령이 아닌 권고인 이유는 서포터스에 대해 직접 연맹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인천-대전전(2대1 인천 승) 종료 후 패한 대전 서포터 2명은 그라운드에 난입해 '유티'를 폭행했다. 이는 순식간에 인천 서포터스와 대전 서포터스 간의 집단 패싸움으로 번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관리 문제와 서포터스의 관전 태도 등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인천 중부경찰서도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술을 확보하는 등 조사를 착수했다.
이번 상벌위원회는 예상을 넘는 3시간 동안 이어졌다. 박영렬 상벌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K-리그 사상 가장 큰 폭력사태'로 규정하며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랜 시간 회의를 갖았다. 장래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심도있는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먼저 인천 징계 수위에 대해 "이러한 사태에 대해서는 홈 구단의 책임이 크기 때문에 인천이 제 3의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 제재금을 많이 부과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서포터스라는 팬의 행위에 의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끔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대전 징계 수위에 대해서도 "대전의 책임도 있기에 서포터즈석 폐쇄로는 미약하다고 판단했다. 벌금을 두 배로 정했다. 또한 서포터즈석 폐쇄도 1경기에서 2경기로 늘렸다"고 말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관람석과 그라운드가 지나치게 가까워 향후 비슷한 일이 재발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관중들에게는 좋은 관람이 가능하지만 안전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천 구단측에 향후 유사한 사건을 막기 위해 펜스 등 안전 조치를 하도록 권고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