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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이 변화하고 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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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이 변화하고 있다.

게임을 전면에 내세워 캐릭터가 자리잡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최근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스토리를 보강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코너간 경쟁이 치열한 일요일 예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령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런닝맨'은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새로운 장르인 리얼 액션 도시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출발했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포화상태를 맞았다는 비판이 제기될 무렵 게임을 핵심으로 한 색다른 형식의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방송가에 신선함을 안겼다.

그러나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에 게임이라는 대형 장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캐릭터 메이킹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출연진들이 자유롭게 뛰놀면서 본인들의 성격에서 기인한 눈에 띄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와는 분명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의 근간인 게임이 중심이 되면서 이를 풀어내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웃음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 구조였던 셈. 더욱이 게임 코드는 시청자들을 쉽게 이해시키지 못하는 불안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내를 갖고 뚝심으로 버텨온 '런닝맨'의 진가를 시청자들이 점차 알아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런닝맨' 자체적으로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변화를 모색 중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런닝맨'은 배우 하지원이 게스트로 출연한 지난 18일 방송분에서 '제1회 런닝맨 선수권 대회'를 선보였다. 치열한 두뇌싸움을 펼쳐야 하는 스파이 게임이 아닌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출연진들이 독특한 웃음 장치가 가미된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도전하는 내용이었다. 원초적인 웃음에 방점을 찍은 새로운 시도였던 셈이다.

또 배우 한가인이 출연했던 25일 방송분에선 그녀가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패러디해 '첫사랑 레이스'를 펼쳤다.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드라마의 인기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독특한 게임룰을 만들어낸 것이다.

'런닝맨'의 조효진 PD는 "프로그램 시작부터 늘 고민해왔던 것이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는 부분이었다. 게임이라는 기본적인 장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유형들을 새롭게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PD는 "하지원, 한가인 편이 그런 시도인 셈이다. 그러나 기존의 스파이 게임과 같은 유형도 버리지 않고 좀 더 업그레이드시켜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내달 1일 방송되는 가수 정재형과 보아 편은 영화 '다빈치 코드'에서 착안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누뇌싸움이 펼쳐진다는 게 조 PD의 설명.

이 같은 변화의 노력 덕분인지 '런닝맨'은 최근 코너 시청률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일~25일 동시간대 경쟁 코너인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 12.8%, 12.3%, 12.1%(AGB닐슨 기준)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런닝맨'은 16.9%에서 17.4%로 시청률이 상승했다. 이는 새롭게 시작한 '1박2일' 시청률이 같은 기간 27.2%에서 25.2%로 떨어진 것과도 대조를 이룬다.

뚝배기처럼 천천히 달아오른 '런닝맨'이 일요일 예능의 신(新)강자로 떠오르며 오랜 인내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