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삼 KEPCO 감독은 활짝 웃었다. 그의 이름 '춘삼'처럼 꽃피는 3월 봄같은 미소였다 .
KEPCO는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대3으로 졌다. 2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난파선을 끝까지 지킨 것으로 만족했다.
5라운드부터는 팀이 침몰했다. 승부조작 사건으로 주전 세터 2명과 주전 공격수 2명이 팀을 떠났다. 주포 서재덕마저도 부상으로 잃었다.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럴때마다 신 감독은 더욱 강하게 선수들을 질책하며 몰아붙였다. 겨우겨우 팀의 키를 잡고 있던 자신마저 포기한다면 팀이 와르르 무너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꾸역꾸역 팀을 준플레이오프까지 몰고왔다. 2패로 무너졌지만 후회는 없었다. 신 감독은 "난파선이었다. 동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키를 잡는 선장이었다"고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이어 "(여러가지 좋지 않은 상황 때문에)선수들도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감독으로서 독려했다. 선수들이 모진 과정을 헤쳐나왔다. 박수를 쳐주고 싶다. 남은 선수들이 투혼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안젤코 재계약 여부에 대해서는 "구단이든 본인이든 좋은 선택을 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안젤코가 크로아티아에서 직접 가져온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이거 매고 3차전 천안으로 가자고 했는데 소원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다음 시즌 선수 보강에 대해서는 "리빌딩을 해야 한다. 드래프트는 한계가 있다. FA를 잡을 수도 없다. 눈을 크게 떠서 곽동혁(리베로)처럼 저평가된 선수들을 잡아오겠다. 목수가 연장을 찾아야지 연장탓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