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와 KGC가 펼칠 2011~201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벌써부터 '김주성 vs 오세근', '윤호영 vs 양희종'의 매치업에 팬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주목해야할 대결이 있다. 바로 양팀의 백업 선수들의 맞대결이다. 왜 이들을 주목해야할까.
챔피언결정전은 장기전이다. 플레이오프와는 달리 7전4선승제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경기, 한 경기에 선수들이 모든 힘을 불사른다. 7차전까지 치른다고 가정할 경우,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백업 선수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들이 중간중간 투입돼 깜짝 활약을 해주면 그 경기 뿐 아니라 시리즈 전체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
전체적인 백업 선수 전력은 KGC가 조금 더 우세하다. KGC에는 '다른 팀에 가면 주전 슈터'라는 이정현과 경험 많은 슈터 김성철의 포워드 라인이 두텁다. 지난 시즌 스포츠조선 제정 한국프로농구대상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현은 이번 시즌을 치르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다. KT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긴장한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겠다는 각오다. 또 큰 경기 경험이 거의 없는 어린 선수들을 이끌 김성철도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장기인 3점슛 뿐 아니라 긴장한 후배들을 코트에서 침착하게 다독여야 하는 임무도 있다. 오세근의 백업으로 나오는 파워포워드 김일두도 투지가 넘치는 플레이가 좋다. 간간이 던지는 3점슛도 위력이 있다. 은희석, 박상률의 가드 라인은 안정감이 강점이다.
KGC의 백업 멤버들이 10개 구단을 통틀어서 최고 수준이라 그렇지 동부의 백업 멤버들도 탄탄하다. 동부 백업 중 가장 큰 무기는 '땅콩가드' 안재욱이다. 1m78의 단신인 안재욱은 주전 포인트가드 박지현의 백업이지만 확실한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있어 동부에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박지현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스타일이라면 안재욱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와 허를 찌르는 패스가 일품이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분위기 전환 카드로 투입하기에 딱이다. 실제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중간중간 안재욱이 투입되며 동부에 활력소가 됐다.
슈터 황진원도 마찬가지다. 상무에서 복귀한 이광재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지만 공격이 원활하지 않을 때 외곽슛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오세근과 맞대결을 펼칠 김주성이 경기를 치르며 체력이 떨어질 상황에 생각하면 힘이 좋은 김봉수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석명준, 진경석 두 포워드는 수비가 필요할 때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