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선수들 때문에 걱정이다. 더 큰 고민은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데 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매 경기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 한 포지션에 집중적으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큰 구멍이 생겼다. 임유환, 이강진, 조성환, 심우연 등 전북의 중앙 수비수 4명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전북은 K-리그에서 한 포지션에 두 명 이상을 두는 더블 스쿼드 시스템이 확실한 팀이다. 이처럼 같은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 한꺼번에 다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임시방편으로 포지션을 파괴하면서 베스트11을 구성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25일 FC서울과의 빅매치에선 공격수인 정성훈을 중앙 수비수로 내세웠다. 중앙 수비수가 없는 상황에서 제공권에서 우월한 장신 공격수 정성훈을 택했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그렇다고 이동국을 수비수로 투입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현 상황에 대해 한숨 지었다.
이날 전북은 FC서울과 박빙 승부를 펼쳤지만 1대2로 패했다. 25경기 연속 무패 행진도 마감했다.
전북은 오는 31일 홈에서 대구를 상대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전북이 앞서 있지만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두 팀은 2승1무1패, 승점 7점으로 똑같은 성적표다.
전북은 대구전에서도 중앙 수비 라인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힘들다. 꼬리뼈를 다친 조성환은 이제 겨우 러닝을 할 정도다. 복귀 시점은 아직도 미지수. 심우연과 임유환의 복귀는 더 오래 걸릴 전망이다. 그나마 등쪽 근육통이 있는 이강진이 무리를 해서라도 대구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FC서울전처럼 정성훈이 그대로 중앙 수비수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꼬일대로 꼬여 있는 전북의 실타래는 시간이 지나야만 풀릴 수 있다.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