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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 김성호, 150km 뿌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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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산체스' 김성호가 연이은 호투로 올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호투 뿐 아니다. 김성호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한 또다른 이유가 있다. 롯데팬들의 귀가 솔깃해질 만한 얘기다.

김성호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 팀이 5-2로 앞서던 9회초 등판, 삼진 1개를 곁들이며 공 9개로 3타자를 가볍게 처리해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한 이닝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돌풍을 일으켰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의미있는 호투였다. 김성호는 동아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올시즌 신인. 특이한 투구폼과 외모, 위력적인 구위로 주목을 받았지만 "한 차례 반짝 활약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신인이 데뷔 첫해 1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2경기 연속 위력적인 투구를 하며 걱정을 불식시켰다.

또 하나 김성호를 과소평가 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다. 어깨 상태와 구속 때문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김성호의 어깨상태는 '미완의 대기'다. 더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롯데 이진오 수석 트레이너의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

이 트레이너는 김성호의 팔을 처음 만져봤을 때의 상황을 돌이키며 "어깨부터 팔 끝까지 근육이 매우 단단하게 뭉쳐있었다"며 "본인이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 대학교 때 쉬지 않고 공을 던졌다.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김성호의 팔과 어깨 상태는 프로에서처럼 공을 던진 후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해 경직돼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이 트레이너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매일 같이 김성호의 팔과 어깨 마사지에 나섰다. 신인이기 때문에 선배들이 치료를 받는 시간을 피해 매일 새벽 6시 30분 이 트레이너의 호출을 받고 출석부에 도장을 찍었다. 이 트레이너는 "처음 봤을 때 팔 상태를 20~30%로 표현한다면 지금은 70~80% 수준까지 올라온 단계"라고 말하며 "전문적인 관리를 더 받게 되면 구속이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는 17일 경기에서 145km, 24일 경기에서 142km의 최고구속을 기록했다. 이 트레이너는 "150km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속이 투수에게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140km대 초중반 구속으로도 구위만 놓고 봤을 때는 합격점을 받은 김성호다. 그런 김성호가 150km의 공을 뿌린다고 생각해보자. 물론 그 경지에 올해 안에 도달할 수 있을지, 내년이 될지, 실패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롯데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는 그 상상만으로도 매우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