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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김도현 "다양한 장르에서 인정받는 배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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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한 우물을 파야한다는 말이 있다. 반면 요즘엔 다양한 능력을 가진 멀티 플레이어가 대세라고 한다. 도대체 뭐가 맞을까.

배우 김도현(35)은 '멀티'를 추구한다. "사실 정답은 없겠지요. 그러나 배우로서 한 장르에 머물러있기 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뮤지컬배우로 먼저 알려졌다. '천사의 발톱'(2007년)으로 눈길을 집중시켰고, '싱글즈'로 2007년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나쁜 녀석들' '뷰티풀게임', '라디오스타'에 잇달아 출연하며 흥행스타로 자리잡았다. 그의 부친은 연극계의 거목인 고(故) 김동훈. '역시 피는 못 속인다'는 찬사를 들으며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이런 그가 한동안 뮤지컬을 떠나 있었다. '멀티'의 길을 결심한 것이다. 이유가 있었다. 5,6년 전부터 드라마나 가요계의 스타들의 뮤지컬 진출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그만큼 배우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뮤지컬만 하는 배우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대중들에게 알려진 배우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어요. 평생 뮤지컬을 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장르에서도 인정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극 '웃음의 대학'과 '돈 주앙'에 잇달아 나섰고, 드라마 '근초고왕'에도 출연했다. "지금처럼 열심히 다양한 장르에서 뛰면 마흔쯤에는 내가 원하는 위치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러다보니 '뮤지컬은 왜 안 하느냐'는 팬들의 성화에 시달렸다. 덕분에 요즘 뮤지컬 '페이스오프'에서 아주 바쁜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다. 주인공 태준과 영준. 태준은 라스베이거스의 멋진 매력남이지만 도박에 빠져 폭력성과 야비함을 드러내는 인물이고, 영준은 착하디 착한 소심남이다. "로맨틱 코미디처럼 시작하다 사악한 인간으로 변신하니까 관객들이 당황하면서도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김도현은 데뷔 초부터 능글능글한 연기에는 일가견의 있었다. 이렇게 변신의 간극이 클수록 그의 에너지는 배가된다. "오히려 무대 뒤에서 옷갈아 입는게 힘들어요(웃음). 전체적으로 다 갈아입는 장면이 있는데 3명의 크루 머리 위로 땀이 쏟아져서 가장 미안하죠."

그는 다음달부터는 무대를 '셜록 홈즈'로 바꿔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아주 흥미로운 캐릭터예요. 정신분열증 비슷한 증세도 있으면서 자존심이 강하고, 고뇌에 빠져있으면서 희극적인 면도 있는…. 그 중간 어디쯤에서 조화와 절충을 시도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뛰는 배우 김도현의 2012년 봄은 아주 바쁘다.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