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로(배영섭+이치로)'.
2011년 신인왕 배영섭(26·삼성)은 동국대 재학시절 '대학야구의 이치로'로 불렸다. 일본의 타격 머신 스즈키 이치로(39·미국 시애틀) 처럼 발 빠르고, 잘 치고, 수비도 잘 하는 등 만능 선수였다. 그런데 배영섭은 팬들이 붙여준 그 별명이 민망하다고 했다. "이치로는 정말 잘 하는 선수다. 나를 그 선수에 빗대는게 부끄럽다"고 했다.
올해로 프로 4년차인 배영섭은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주전 강봉규의 부상 공백을 파고들었다. 타율 2할9푼4리, 24타점, 33도루(3위), 9사구(5위)를 기록했다.
배영섭은 신인왕은 소중한 타이틀 뿐이라고 했다. 그는 "신인왕 이후 나에게 달라진 것은 없다. 연봉이 좀 오르긴 했지만 그건 지난해 고가가 좋았기 때문이지 신인왕의 영향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올초 연봉 7000만원에 사인했다. 1년 사이에 4000만원 이상 인상됐다.
배영섭은 올해 상대 투수들로부터 좀더 견제를 받을 수 있다. 그는 "시즌이 6개월로 길기 때문에 나를 매 경기 견제하기는 힘들 것이다"며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번 시즌 붙박이 주전을 노린다. 타순은 상관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배영섭을 1번 타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 배영섭은 "반드시 1번일 필요는 없다. 난 어떻게 해서든 1루를 많이 밟고 싶다"고 했다. 상대 투수의 공에 맞고 나가는 사구도 상관없다. 그의 지난 시즌 성적 중 눈에 띄는 건 사구가 9개로 5위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8월 21일 두산전에서 투수 김승회의 볼에 손목을 맞았다. 배영섭은 "사구가 많았지만 이번 시즌에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면서 "지난해 부상으로 한국시리즈를 못 뛸 뻔 했지만 부상이 두렵지는 않다"고 했다. 배영섭은 손목 부상에서 돌아와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쳐 경기 MVP가 됐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진지한 선수로 보여지길 원한다. 그래서 플레이할 때는 절대 웃지 않으려고 한다. 화난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 정도다. 배영섭은 "잘 웃는데 야구할 때는 계속 진지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야구에 푹 빠져 있다. 쉴 때도 자신의 경기 동영상을 돌려 보는게 가장 좋아하는 취미라고 했다. 그의 이번 시범경기 성적(22일까지)은 16타수 3안타 1타점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