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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에, 미팅에…, 인천, 승리 위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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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미팅에, 고사까지. 승리에 목마른 인천이 대전전 승리에 모든 것을 걸었다.

인천은 개막 후 3연패의 나락에 빠졌다. 4일 개막전에서 제주에 1대3으로 패한데 이어,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개장경기였던 수원전 0대2 완패와 18일 대구전 0대1 패배까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15위까지 추락했다. 임금체불 사태와 지역 축구인을 중심으로 한 인천 흔들기 등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설기현 김남일 두 '2002년 한-일월드컵 영웅'을 영입하며 장밋빛 시즌을 예고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시즌 초다.

최하위 대전과의 경기에서까지 무너지면 추락의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수 있다. 팬들 사이에서 인천과 대전의 경기는 벌써부터 '단두대 매치'로 불리고 있다. 올시즌은 '스플릿시스템'의 도입으로 강등제가 실시된다. 초반 반전에 실패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올 수 있다. 위기감이 선수단에 팽배해졌다. 선수들 스스로 잦은 미팅을 통해 자구책을 내는가 하면, 미신의 힘이라도 빌려보겠다는게 인천의 의지다.

인천의 새주장 정인환은 요즘 선수단 미팅을 주선하느라 바쁘다. 함께 식사도 하고 회의도 한다. '분위기 메이커'이자 '주장'답게 무거워진 팀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 정인환은 "분위기가 무거운게 사실이다"며 "그러나 한번만 이긴다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서로 믿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함께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두 고참' 설기현 김남일도 분위기 추스리기에 한창이다.

21일에는 고사도 지냈다. 18일 대구에 패한 뒤 프런트를 중심으로 '고사라도 지내야 하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워낙 안풀리자 나온 농담같은 의견이었지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해보기로 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골대 뒤에 음식을 차려놓고 많은 골과 승리를 기원했다. 김봉길 수석코치는 "이렇게라도 해서 이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며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잃지 않고 있으니 정성이 제발 하늘에 닿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과연 하늘이 인천의 정성에 대답할지. 3연패에 놓인 인천과 대전의 '단두대 매치'는 24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