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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이제는 무력시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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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복귀를 위한 시동은 걸렸다. 이제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야 한다.

올해 초 팀훈련 불참과 트레이드 파동 등으로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던 KIA 최희섭이 드디어 실전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12일 광주구장에서 SK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무려 161일 만. 최희섭은 21일 KIA 2군 소속으로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나서 볼넷 2개와 좌익수 뜬공 1개로 최종기록 3타석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실전 출격, 그 자체로 반갑다

기록에서 나타나듯, 최희섭의 페이스는 아직까지 온전치 못하다. 2군 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할 수 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이후 올해 초까지 심리적인 방황을 겪으며 운동을 하지 않았던 점. 그리고 1월 중순 이후부터 새롭게 몸을 만든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타이밍이 너무 늦다고도 할 수 없다.

최희섭은 지난 1월18일 광주구장에서 팀 훈련 불참에 대해 공식사과했다. 당시 최희섭은 한눈에 봐도 그간 운동을 멀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불어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희섭은 "큰 잘못을 했다"고 구단과 선수단 팬에 용서를 구한 뒤 "어떤 변명도 없이 앞으로 운동을 통해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실제로 최희섭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완도에 마련된 2군 캠프에 참가해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그러나 너무 열심히 훈련을 한 나머지 지난달 말에는 어깨근육에 염증 증세가 생기기도 했다. 또 다른 악재였지만, 최희섭은 주저앉지 않았다. 재활 과정을 성실히 치르며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들었다.

21일 2군 롯데전 출격은 그런 노력의 성과물이다. 비록 내용 자체는 훌륭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지난 1월18일 이후 운동을 시작한 지 두 달밖에 안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

▶1군 복귀? 실력을 보여줘야 가능하다

하지만, 최희섭이 언제 1군에 돌아오게 될 지는 여전히 짐작키 어렵다. KIA 선동열 감독은 이날 목동구장에서 넥센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동료 선수들의 용서가 우선"이라고 전제한 뒤 "본인은 열심히 했다고 하지만 내가 직접 몸상태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선 감독의 말을 음미해보면 최희섭이 1군 복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나타난다.

결국은 '실력'이다. 비록 2군 경기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전력을 다해 좋은 타격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선 감독은 최희섭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동료의 용서'와 '실제 몸상태 체크'를 언급했다. 그런데 이들 전제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최희섭이 객관적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백마디 말로 용서를 구하는 것보다, 실전에서 알짜배기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실전에서 좋은 타격을 한다는 것은 그간 최희섭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는 객관적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그간 열심히 했다"는 최희섭의 말은 공허한 변명에 그치고 만다. 결국 동료들의 용서와 선 감독의 포용은 모두 최희섭 본인의 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