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국내로 돌아온 해외파의 성적이다.
특히 삼성 이승엽과 한화 김태균, 신·구 홈런왕의 복귀는 올시즌 이대호가 떠난 방망이 싸움에서 새로운 흥행요소다. 둘이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삼성) 등 국내파와 어떤 경쟁을 벌일지, 또 둘 중 누가 더 많은 홈런을 칠까는 팬들의 심심찮은 토론 내용이 되고 있다.
이들과 친한 SK 정근우가 돗자리를 깔았다. 둘의 예상 성적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김태균은 청소년대표로 2000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을 함께 일군 이후 2009 WBC 준우승,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우승도 같이했던 친한 친구이고, 이승엽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 금메달로 벅찬 감동을 함께 했었다. 지난 20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는 훈련을 하고 있던 이승엽을 찾아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정근우는 둘의 복귀를 진심으로 반겼다. "해외에서 뛰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같은 그라운드에서 함께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둘의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없이 "둘 다 잘할 것"이라고 했다.
둘 중 누가 더 잘할까하고 물었다. "어려운 질문인데…"라고 운을 뗀 정근우는 "아무래도 홈런은 승엽이 형이 더 칠 것 같고, 대신 태균이는 애버리지(타율)가 더 높을 것 같다"고 했다.
둘의 타격 스타일 자체가 다른 것을 그 이유로 꼽았다. "태균이는 원래 힘도 있지만 정확성이 좋은 타자다. 승엽이 형보다는 타율면에서는 더 좋을 것이다"라는 정근우는 "승엽이 형은 스윙폼을 보면 딱 홈런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했다.
이승엽은 지난 2003년까지 한국에서 9년을 뛰며 통산 타율 3할1리에 324홈런, 948타점을 기록했고, 김태균은 지난 2009년까지 타율 3할1푼, 188홈런, 701타점을 올렸다. 이승엽과 김태균이 뛴 시기가 달라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타율은 김태균, 홈런은 이승엽이 더 높았다.
정근우의 예상대로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둘의 국내 복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