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의 맏형' 오상은(35)이 김택수 감독이 이끄는 대우증권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오상은은 18일 대우증권에 입단했다. 지난해 12월 말 KGC인삼공사에서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은 이후 3개월여만에 새 둥지를 찾았다.
김 감독은 "탁구 선배로서 지난 연말 KGC인삼공사 해고 사태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오던 차에 한달 전쯤 상은이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어제부터 대우증권 유니폼을 입게 됐다"며 영입 사실을 공식화했다.
결국 20년 가까이 탁구계에서 동고동락해온 김 감독이 '갈 곳 잃은' 후배 오상은을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선수생활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꾸던 런던올림픽의 해에 갑작스럽게 소속팀을 잃었고, 마땅한 훈련장도 없이 태릉선수촌에서 열살 어린 후배들과 함께 땀을 흘려왔다. 김 감독과 오상은은 사제지간이기 이전에 2003년 세계선수권 남자복식조에서 함께 손발을 맞춰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환상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국내외 오픈 대회에서 함께 일궈낸 메달이 족히 수십개에 달한다. KGC인삼공사의 전신인 KT&G에서 코치와 선수로 함께 뛰었고 대표팀에서도 줄곧 형제 이상의 신뢰를 쌓아왔다.
탁구계 후배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상은이가 KGC인삼공사 시절 김민석에게 그러했듯, 정영식, 서정화 등 후배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남다른 기대감을 표했다. KGC인삼공사에서 플레잉코치를 겸했던 오상은은 대우증권에서는 선수로 뛴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이나 요구사항도 밝히지 않았다. 김 감독과의 믿음 속에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20일 세계선수권을 위해 독일 도르트문트로 출국한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