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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또 유상철 울렸다, FC서울 몰리나 2골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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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를 느끼더라. 사복을 입어도 부러워하더라." "옛날 이야기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 유독 거울 앞에서 있는 시간이 많았다."

전자는 유상철 대전 감독, 후자는 최용수 FC서울 감독이다. 경기 전 양팀 감독실에서 오고 간 공방이었다. 유 감독은 "한 방을 날릴 것"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줄기를 자르면 된다. 이변이라는 말이 나오면 안된다"고 응수했다.

'21년 지기'의 두 번째 충돌이었다. 41세 동갑내기의 벤치 대결은 최 감독의 승리로 다시 끝났다. 서울이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2년 현대오일뱅크 3라운드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서울은 승점 7점(2승1무)을 기록했다. 대전은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몰리나가 또 터졌다. 2골을 쓸어담았다.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후반 6분이 시작이었다. 미드필드 왼쪽에서의 프리킥이 몰리나의 발을 떠났다. 볼은 문전에서 한 차례 바운드된 후 누구도 맞지 않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33분에는 쐐기골까지 터트렸다. 하대성이 스루패스한 볼을 골키퍼를 제친 후 골망을 흔들었다.

최용수와 유상철, 둘은 친구다. 최 감독의 실제 출생년도는 1971년(호적 1973년생)이다. 현역 시절 유 감독은 멀티 플레이어, 최 감독은 스트라이커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유 감독이 1994년 3월 먼저 A매치에 데뷔했다. 최 감독은 1년 뒤인 1995년 2윌 태극마크를 달았다.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솥밥을 먹은 둘은 약 21년의 세월을 함께 달려왔다. 명성을 비교하면 A매치 122경기에 출전, 18골을 터트린 유 감독이 위였다. 색깔이 강한 최 감독은 A매치 67경기에서 27골을 기록했다.

행보도 비슷했다. 최 감독은 서울, 유 감독은 울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J-리그를 함께 누볐다. 최 감독은 제프 유나이티드, 교토에 이어 주빌로 이와타, 유 감독은 유코하마 마리노스와 가시와 레이솔의 유니폼을 입었다. 2006년 K-리그 친정팀에서 나란히 은퇴했다. 지도자 인생도 마찬가지다. 최 감독은 2006년 은퇴 직후 코치부터 차곡차곡 경험을 쌓고 지난해 감독대행에 오른 뒤 올해 꼬리표를 뗐다. 유 감독은 외유를 하다 2009년 춘천기계공고 감독를 맡았고, 지난해 K-리그로 돌아왔다.

지난해 9월 24일 첫 대결에서 최 감독이 유 감독을 4대1로 완파했다. 대전은 이날 전반을 득점없이 마치며 선전했다. 하지만 후반 맥없이 무너지며 이변을 연출하는데 실패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