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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신분 마쓰이의 메이저리그 꿈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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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마쓰이 히데키(38).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스즈키 이치로(39·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일본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간판 타자다. 정교한 타격기술과 빠른 발을 앞세운 이치로보다 일본 야구팬들은 홈런타자 마쓰이에 열광했다. 이치로가 퍼시픽리그의 비교적 인기가 떨어지는 오릭스 블루웨이브 소속이었던 것에 반해, 마쓰이는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센트럴리그를 호령했다.

소탈한 성품의 소유자인 마쓰이는 까다로운 성격으로 알려진 이치로와 자주 대비되기도 했다. 요미우리 시절 동료들은 마쓰이를 "평소 조용하지만 굉장히 좋은 친구"로 기억한다. 그의 생활 신조는 '남을 욕하지 않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저녁 식사 자리에서 친구를 험담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로부터 "다시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남을 욕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라"는 꾸지람을 듣고 결심을 했다고 한다.

오른손잡이인 마쓰이는 초등학교 때 왼손타자가 됐다. 어린 시절 주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배들과 어울려 야구를 했는데, 마쓰이가 너무 잘 치자 선배들이 왼손으로 치게 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왼손타자가 된 것이다.

야구지능이 뛰었났던 마쓰이는 야구를 시작한 후 줄곧 엘리트 코스를 걸었다. 이시카와현 세이료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92년 봄 고시엔 대회 때는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한 경기 7타점을 기록했다. 그해 여름 고시엔 대회에서는 상대팀이 마쓰이를 5타석 연속 고의 볼넷으로 내보내는 일까지 있었다.

1993년 요미우리에 입단한 마쓰이는 1998년과 2000년, 2002년 세차례 홈런과 타점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마쓰이는 파워뿐만 아니라 타격기술도 뛰어났다. 역대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후루타 아쓰야는 "왼손타자이면서도 바깥쪽 공을 우익수쪽으로 보내는 타격 테크닉을 갖고 있다. 모든 코스의 공을 공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2002년까지 10년 간 통산 타율 3할4리. 2001년에는 3할3푼3리를 기록, 센터럴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요미우리 4번 타자 마쓰이는 2003년 더 큰 무대를 향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 뉴욕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팀은 바뀌었지만 요미우리 시절 그를 상징했던 등번호 55번은 변함이 없었다.

바뀐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홈런타자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로 스타일을 바꿨다. 출발도 좋았다. 200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개막전 첫 타석에 좌전적시타를 터트렸다.

빅리그 첫 해 타율 2할8푼4리, 16홈런, 106타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한 마쓰이는 2004년 타율 2할9푼8리, 31홈런, 108타점을 마크했다. 2005년에는 본인의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인 116타점을 뽑아내며 3년 연속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후 부상으로 성적이 들쭉날쭉하다가 2009년 시즌이 끝난 뒤 7년 간의 뉴욕 양키스 시대를 마감했다. 잔부상과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나이 탓일까. 이후 뚜렷한 하향세를 그렸다. 2010년 LA 에인절스로 이적했고, 지난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예전 만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지난해 타율 2할5푼1리, 12홈런, 72타점에 그쳤다.

시범경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마쓰이는 지금 무소속이다. 지난 겨울 텍사스 레인저스 등 몇몇 팀이 거론됐으나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LA 다저스 입단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미국 뉴욕에서 나홀로 훈련을 하고 있다.

LA 다저스가 마쓰이의 무릎 상태를 체크했고, 외야수로서 몇경기나 출전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올해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인 48만달러(약 5억4000만원) 수준으로 몸값이 떨어졌다. 뛸 팀을 찾더라도 전문 대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다.

그러나 마쓰이는 아직 메이저리그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마쓰이는 15일자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불안감은 별로 없다. 준비하면서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매일 300개의 스윙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