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만수 감독이 선수 PR에 나섰다. "선수가 스타가 돼야 한다"며 선수들이 취재진과 많은 얘기를 하도록 직접 나선 것.
SK와 한화의 연습경기가 열린 지난 14일 인천 문학구장. 한화 박찬호가 선발등판한 경기라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취재진에 둘러싸여 이야기를 하던 SK 이만수 감독이 덕아웃 끝쪽에 떨어져 있던 정근우를 불렀다. 이 감독은 "이젠 선수가 스타가 돼야 하는 거야. 여기 내 옆에서 취재진하고 얘기도 좀 해"라며 정근우를 자신의 옆에 세웠다. 그러나 정근우는 "공 주으러 가야하는데요"라며 그라운드로 달려나갔다. 마침 SK 선수들의 훈련이 끝나 선수 모두 나와 공을 줍고 있었던 것.
이 감독은 이내 다른 목표물을 발견했다. 훈련 정리를 끝내고 덕아웃으로 들어온 최윤석을 불렀다. 이 감독은 최윤석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 친구가 SK의 미래를 책임질 선숩니다"라고 소개했다. 최윤석은 쑥스러워 어쩔 줄 몰라했다. 취재진이 "최윤석 선수의 장점은 뭡니까"라고 묻자 이 감독은 최윤석의 손을 한번 잡고는 글러브로 공을 잡는 행동을 하더니 다음엔 허벅지를 만지고는 옆으로 왔다갔다 했다. 공을 잡는 글러브질이 좋고 풋워크가 좋다는 뜻.
최윤석은 이 감독이 잠시 한화 이종두 수석코치와 인사를 하는 틈에 라커룸으로 향했다가 다시 이 감독에게 불려 취재진 앞에 섰다. 이 감독이 칭찬을 더 쏟은 뒤에야 빨개진 얼굴로 라커룸으로 갔다.
마지막은 조인성이었다. 이 감독은 조인성에게 "외부사람들 얘기에 신경쓰지 마라. 넌 블로킹도 좋지. '앉아 쏴'지, 리드도 좋다. 방망이도 좋잖냐"고 칭찬. 한참 칭찬하던 이 감독은 "한가지 부탁이 있다. 좀 잘쳐라"고 했다. 조인성이 "조금 전에 방망이 잘친다고 하셨잖아요"라고 하자 이 감독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지금 좀 잘치라고. 이젠 서서히 올라와야지"라고 한 뒤 쥐재진에게 "전 이제 들어갈테니 조인성 선수와 인터뷰 하세요"라며 사라졌다. 홀로 남은 조인성은 취재진과 몇분간 인터뷰를 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 경기 준비를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