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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휴업' 손아섭, 양승호 감독 배려 속에 서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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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무리하지 않겠다. 천천히 멀리 보겠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에게서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부상을 당해 개점휴업 중인 선수, 그리고 그 선수를 책임지는 감독이 한목소리를 냈다. 그렇다면 그들의 말이 정답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롯데팬들은 개막전 손아섭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타점이 꼭 필요한 순간 안타를 쳐내는 손아섭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롯데 외야수 손아섭의 개점휴업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월초 사이판 전지훈련 도중 왼발 바깥쪽 부분에 생긴 봉와직염 때문에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던 손아섭.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금도 통증 때문에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동 재활군에서 훈련 중인 손아섭은 "작은 상처 하나가 나를 이럽게 괴롭힐 줄은 몰랐다. 정말 쉽게 아물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문제는 당장 열릴 시범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 있다. 그 것 뿐이면 다행이다. 상처가 완전히 아문 후 경기에 나설 몸을 만드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체력과 근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개막전 출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손아섭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는 "개막전 출전을 목표로 몸을 만들 것이다. 하지만 절대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순리대로 준비할 것이다. 개막에 맞추려고 부상을 참고 운동하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손아섭 부상 얘기를 꺼내자 "이대호도 없는데 손아섭 없어도 괜찮다"는 농담을 하며 껄껄 웃은 양 감독. 하지만 팀 내 유일한 좌타자이자 지난 시즌 이대호 다음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은 답답하기만 하다.

양 감독의 생각도 손아섭과 비슷했다. 양 감독은 "4월이든 5월이든 확실하게 치료하고 몸을 만든 후 돌아오라고 했다"며 "시즌 초반도 중요하지만 결국 순위 싸움이 치열해질 중반 이후 없어서는 안될 선수이기 때문에 지금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군에서 몸이 확실하게 만들어졌다는 보고가 올라오면 곧바로 1군에 불러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에도 시범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입으며 시즌 초반 결장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부상을 털어낸 후 펄펄 날며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손아섭은 "답답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액땜했다 생각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