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추위에 그 정도로 던진다면 날이 풀리는 정규시즌 땐 더 좋지 않을까요."
14일 박찬호의 국내 첫 실전투구의 상대가 된 SK 선수들은 박찬호를 잘 공략했다. 공을 처음 접했지만 2⅔이닝 동안 13타자가 안타 5개와 볼넷 1개, 희생플라이 2개로 4점을 얻었다.
경기후 박찬호의 투구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의외로 호평이 쏟아졌다.
이만수 감독은 "스피드도 좋았고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정확한 구질은 모르겠지만 커터성으로 떨어지는 공이었는데 왼손타자에게 매우 위력적인 공이 될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지난 2006년 WBC에서 배터리를 이뤘던 조인성도 "볼끝이 좋았다"고 했다. "볼배합이나 변화구 구사능력도 좋았다. 시즌때 좋은 피칭을 할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정근우도 마찬가지. "투심이 떨어지는 각이 좋았다. 지금 이 정도면 시즌때 더 좋아지지 않겠냐"고 했다. 3회말 도루도 한 정근우지만 "성공하긴 했지만 퀵모션이 빠르면서도 주자에 신경쓰지 않고 공을 제대로 던져 도루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기도. 최 정은 "퀵모션이 빨라 배팅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박정권의 평가만 사뭇 달랐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기대이하였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 경기만으로 한정을 해서…"라는 단서를 붙였다.
후한 평가를 내린 선수도 마찬가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바람이 세차게 부는 추운 날씨 속에서 그 정도 투구를 했다면 실제 시즌에서는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날 날씨는 야구하기에 좋지 않았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가운데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섭씨 5도의 기온에 바람마저 세차게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권이었다. 결국 연습경기도 6회로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
한국에서의 첫 등판이고, 추운 날씨 속에서 한 경기였다. 박찬호에 대한 평가는 시일을 두고 해야할 것 같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