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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투수조장 김광삼, "두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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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조장의 책임감으로 데뷔 첫 10승 노린다.

LG 오른손투수 김광삼(32)의 이야기다. 김광삼의 별명은 트랜스포머다.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쉽지 않은 변신을 했지만 쓰러지지 않고 팀에 든든한 버팀목이 된 그에게 붙은 훈장과도 같은 별명이다.

어느덧 프로 데뷔 14번째 시즌을 맞는 그이지만, 아직까지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적이 없다. 투수로 돌아온 2010년 봉중근과 함께 선발로테이션을 꿋꿋하게 지키며 7승을 올렸지만, 지난해엔 4승에 그쳤다. 새로운 결정구인 스플리터를 이용해 시즌 초반 승승장구했지만,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시즌 중반 투구밸런스가 무너진 뒤로는 불펜에서 대기하는 날이 많아졌다. 결국 1000만원 삭감된 7000만원에 연봉 재계약을 맺었다.

절치부심한 올시즌 역시 상황이 만만치 않다. 같은 고참급 투수인 이대진 정재복은 물론, 2년차인 임찬규 임정우 등과 선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기조작 파문마저 터졌다. 투수조장인 그에겐 여러모로 쉽지 않은 전지훈련이었다.

김광삼은 "모든 선수들이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투수들도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그래도 캠프부터 사기가 저하되면 안되지 않나.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잘 전달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캠프 내내 김광삼은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개인훈련도 훈련이었지만, 투수조장으로서 팀을 먼저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훈련 성과는 어땠을까. 캠프 도중 잠시 통증을 느껴 페이스는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훈 막바지 실전등판을 가졌다. 지난 4일 KIA와의 연습경기서 3이닝 무실점하며 코칭스태프를 만족케 했다. 안타를 2개 허용했지만, 4사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깔끔한 피칭이었다.

김광삼은 "이번 캠프에서 1000개 정도 공을 던진 것 같다. 중간에 잠깐 처졌지만, 지금은 페이스도 좋다"며 웃었다. 지난해처럼 캠프 때 신무기 개발은 없었을까. 그는 "새로운 것보다는 공 하나하나를 정확히 던지자는 생각이었다. 제구를 다듬는 데 키포인트를 뒀다"고 했다. 오히려 마운드에서 견제와 퀵모션 등 주자를 묶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어깨가 좋은 포수 조인성이 이적하면서 팀을 위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김광삼의 올시즌 목표는 역시 데뷔 첫 두자릿수 승수다. 하지만 투수진 모두가 좋은 성적을 내 팀이 10년만에 4강에 진출하는 것 역시 놓칠 수 없는 목표다. '투수조장' 김광삼이 데뷔 첫 10승을 달성하고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