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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이 두렵지 않은 채태인, 그에게 영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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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거포 채태인(30)은 용병들과 가장 가까운 선수다. 삼성 용병 탈보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했다. 고든은 지난해 SK를 거쳐 겨울에 삼성으로 왔다. 구단에 통역이 있지만 급할 때 용병들은 채태인의 도움을 받는다. 채태인과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기 때문이다.

채태인은 미국야구를 잠깐 경험했다.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2001년 미국 보스턴과 마이너 계약을 했다. 불펜 피칭 두 번하고 어깨 수술 후 재활 치료만 하다 2002년 9월 귀국했다. 채태인은 당시 '외국인 공포증(외국인을 만나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말을 못하는 증세)'에서 벗어났다. 오자마자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 치료만 받는 선수에게 통역이 있을 리 없었다. 그는 살기 위해 영어를 배웠다. 채태인은 붙임성이 있어 외국인 선수와 스태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영어를 잘 못해도 먼저 가서 의사를 표현했다. 그렇게 배운 영어로 2002년 9월 보스턴 구단에 귀국해서 군대가겠다고 말하고 비행기를 탔다. 고향 부산에서 공익요원으로 군복무를 할 때도 영어책을 손에서 놓치 않았다.

채태인은 2005년 임의탈퇴 문제를 풀기 위해 호주까지 날아가 존 디블 보스턴 극동담당 스카우트를 만난 적도 있다. 채태인과 보스턴의 악연은 2005년 9월 끊어졌다.

채태인은 지금까지 보스턴 시절 알고 지냈던 토니 블랑코(주니치)와 연락하고 지낸다. 채태인은 소속팀 뿐 아니라 타 구단 용병과도 거리낌없이 얘기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번 겨울 전지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영어 공부를 하라고 지시했다. 선수들은 괌과 오키나와 훈련에서 영어회화 교제를 틈틈히 봤다고 한다. 통역이 있지만 토종 선수들이 용병과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용병들이 팀에 잘 융화될 수 있다. 또 토종들도 영어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나중에 지도자를 하는데 있어서도 플러스 요인이다. 그런 차원에서 채태인은 메이저리그 적응에는 실패했지만 영어라는 값진 부산물을 얻었다.

채태인은 2007년 해외파특별지명을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이승엽 최형우와 함께 삼성의 클린업 트리오를 이룰 예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