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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복귀한 박경낭, 3위는 내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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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V-리그가 시작되기 전 IBK기업은행은 유력한 꼴찌 후보였다. 2011년 KOVO컵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리그에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신생팀이라는 약점이 컸다. 김희진(21)과 박정아(19)같은 신인급 선수들이 많아 경험부족이 크게 보였다. 순위보다는 정규리그 30경기 가운데 몇 승이나 거둘지가 관심의 대상일 정도였다.

하지만 정규리그 종료를 4경기 남겨놓은 9일 현재 IBK기업은행은 승점 38로 4위를 달리고 있다. 1경기를 더 치른 3위 현대건설(승점 39)과는 불과 승점 1점차에 불과하다. 흥국생명과 GS칼텍스 모두 IBK기업은행 밑에 있다.

IBK기업은행의 선전 뒤에는 돌아온 박경낭(28)이 있었다. 박경낭은 지난해 1월 IBK기업은행에 합류했다. 2009~2010시즌 개막을 1주일 앞두고 골반뼈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1년 반 가까이 쉰 뒤였다. 쉬면서 골반뼈를 치료하고 여행도 다녔다. 고향 진주에 내려가 꿈나무들도 가르쳤다.

하지만 배구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꿈속에서도 배구공이 보일 정도였다. 한창 배구에 목마른 때에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자신을 불렀다. 박경낭은 지체없이 달려와 팀에 합류했다. 자신이 할 일은 '살림꾼'이었다. 주된 임무는 리시브와 토스였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박경낭은 남지연(29·GS칼텍스), 오아영(22·현대건설) 같은 전문 리베로들을 제치고 수비 부문 전체 3위에 올라있다. 주전 세터 이효희(32) 다음으로 많은 볼을 토스하는 보조 세터이기도 하다. 박경낭 덕택에 주공격수 알레시아는 수비 부담 없이 오롯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

남은 4경기에서 박경낭은 비밀병기 역할을 해야만 한다. 공격이 막혔을 때 지체없이 스파이크를 때리면서 숨통을 트여주어야 한다. 또 경험을 적극 활용해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도로공사전(11일) GS칼텍스전(14일)은 물론이고 3위 진출의 분수령이 될 현대건설전(18일)에서 자신의 역량을 다 끄집어낼 태세다. 목표는 신생팀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 단 하나다. 그것만이 놀고 있던 자신을 불러준 팀에 보답하는 길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