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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황보원, 광저우 조원희의 엇갈린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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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운명의 두 남자가 만났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맞붙는 한국의 전북 현대와 중국 광저우 헝다엔 고국팀을 상대로 칼을 뽑아야 하는 두 선수가 있다. 전북에 황보원, 광저우엔 조원희가 바로 그들이다. 둘 다 대표팀 출신으로 자신의 나라에서 인정 받았다. 타국에서 외국인 선수로 뛰고 있는 이들은 소속팀이 ACL 조별라운드에서 만나면서 맞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경기 조율을 담당하는 미더필더로 출전이 예상되는만큼 키플레이어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황보원은 지난해 1월 전북과 2년 계약을 했다. 전북은 지난 2009년 아시아쿼터가 실시된 이후 꾸준히 중국 출신의 선수를 영입했다. 중국인 선수로는 세번째로 전북 유니폼을 입은 황보원은 '한국형 용병'으로 거듭나고 있다.

황보원은 만 16세이던 2004년 중국 프로축구 베이징 궈안에 최연소 입단했고, 중국 대표팀에도 발탁된 바 있다. 스피드와 공간 패스 능력이 장점이다. 지난 시즌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줬던 황보원은 올해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이흥실 감독대행의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 3일 성남과의 K-리그 개막전에 황보원은 선발 출전했다. 황보원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미더필드에서 공격수에게 한번에 찔러주는 원터치 패스의 교본을 보여줬다. 황보원은 이동국이 터트린 두 골 모두를 어시스트했다. 전북의 '닥공 시즌2'의 연출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광저우전엔 부상에서 돌아온 김정우가 선발 출전하지만 황보원이 빠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김정우와 황보원을 동시에 출전시키는 작전을 갖고 있다"며 "이들이 함께 투입되면 공격력은 한층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광저우엔 조원희가 고국팀에 비수를 들이댄다. 조원희는 2006 독일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프리미어리그 위건에 입단했다가 지난해 광저우에 입단한 조원희는 주전 미더필더로 활약하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거액을 받으며 재계약에 성공한 조원희는 ACL에서 만난 전북을 상대로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