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점수는요. 90점입니다."
SK는 플로리다와 오키나와에서 펼친 53일간의 긴 전지훈련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진 못했다. 로페즈와 마리오에 이은 국내 선발투수들을 확정하지 못했고, 4번타자 역시 확실한 인물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SK 이만수 감독은 이번 전훈 성과에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9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성과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이 대행 딱지를 떼고 감독에 오른 뒤 마음 속으로 가장 역점을 둔 것은 부상 선수들의 회복이었다.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치르며 아픈 선수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의 몸을 좋게 하면서 전지훈련을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는 이 감독은 "그동안 노트에 적었던 것들을 통해서 훈련 방식을 만들었고, 초반에 선수들이 적응을 못하기도 했지만 열흘쯤 후부터는 잘 따라와줬다. 선수들의 몸이 좋아진 것이 이번 전훈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충실히 훈련을 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수비에서도 짜임새가 더 좋아진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플로리다에서 가장 역점을 뒀던 게 수비였다. 이 감독이 강조하는 세가지 항목인 '기본, 집중, 팀'에 모두 부합되는 것이 바로 수비. "플로리다에서는 수비 포메이션과 시프트 등에 대한 것을 완성했고, 팀 조직력 또한 잘돼 85%정도를 만들었다"는 이 감독은 "선발진이나 4번타자 등 나머지 부분을 오키나와에서 많은 연습경기를 통해 결정하려고 했는데 상대팀 섭외나 우천, 선수 사정 등으로 인해 차질이 생겼다"고 아쉬워했다.
여전히 긍정적이다. 이 감독은 "한국에서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선발진 및 투수진 구성과 4번타자 등 야수진 구성을 모두 마치면 된다. 시범경기 일주일 정도 하면 확실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