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타뇨를 잡아라.'
KGC인삼공사 정익화 부단장과 '괴물 용병' 몬타뇨의 에이전트인 남편 테오 필리오우디스(그리스 출신 농구 에이전트)는 2주 전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대화 내용의 골자는 몬타뇨와의 빠른 재계약 협상이었다. 인삼공사 측은 몬타뇨 측에 재계약 뜻을 내비쳤다. 한국 구단들이 시즌 중 용병에게 재계약을 먼저 제시한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몬타뇨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거물이었다. 올시즌 인삼공사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인삼공사는 3일 IBK기업은행을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로 꺾고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여자부 첫 정규리그 정상에 섰다. 이날 몬타뇨는 49득점을 폭발시키며 1016득점을 기록, V-리그 여자부 최초로 1000득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여자부 기록은 몬타뇨에게서 생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몬타뇨는 개인 최다득점 부문에 8개나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최다득점인 54득점은 올시즌 두 차례나 기록했다. 이밖에 50득점을 넘긴 것도 한 차례가 더 있다. 공격의 70% 이상을 혼자 책임졌다.
몬타뇨는 올시즌이 한국 무대에서 세 번째 시즌이다. 제 아무리 기량이 출중하다 해도 이미 공격 습관이나 방향을 상대 선수들에게 간파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펄펄 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분석이다. 항상 발전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몬타뇨는 "공격 성공률이 점점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두 시즌 동안 상대 선수들이 나의 공격을 파악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미 단순 라이트 공격이 읽혔다면 몬타뇨는 전술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스파이크 강도 뿐만 아니라 길이도 조절해 상대 수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매시즌 업그레이드 되는 몬타뇨는 역시 높은 몸값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인삼공사는 지난시즌 용병 샐러리캡인 28만달러(약 3억1200만원)로 몬타뇨를 잡았다. 운이 좋았다. 몬타뇨가 건너간 이탈리아리그가 심각한 국가부채에 시달리면서 재정위기에 몰렸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연봉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하자 몬타뇨는 다른 리그로 이적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결국 먼저 고개를 숙이고 인삼공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시즌에도 인삼공사는 몬타뇨에 28만달러 밖에 제시하지 못한다. 보너스를 추가하더라도 몬타뇨의 역할에 비해 몸값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결국 계약의 키는 몬타뇨의 마음에 달려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