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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장성호 심경토로 "야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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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을 위해 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한화 선수단이 3월로 접어들자 새로운 활력소가 생겼다.

부상에서 돌아온 '스나이퍼' 장성호(35)다. 장성호는 지난해 12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사이판 재활조로 빠져 53일간 재활훈련을 해왔다.

지난 2010년 10월에는 오른쪽 어깨 수술로 인해 동계훈련을 빠뜨린 채 2011시즌 4월 말이 돼서야 복귀한 바 있다. 또 어깨 수술 덫에 걸렸으니 주변의 걱정이 컸다.

장성호가 지난 2년간 동계훈련을 받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워한 한대화 감독은 김태균의 가세로 위력이 높아질 클린업 트리오의 시작인 장성호가 빨리 돌아오기를 고대했다.

이런 바람을 알았는지 장성호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재활했다. 첫 출전 일정까지 잡혔다. 오는 20일 시범경기다.

장성호는 "사이판에서 1주일 정도 가벼운 프리배팅 훈련을 하고 왔다"면서 "5일까지 프리배팅을 한 뒤 라이브배팅으로 돌입한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열흘 이상 복귀시기를 앞당긴 장성호는 시즌 개막전 투입에도 문제가 없게 되자 한화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분위기다.

장성호가 이처럼 재활훈련에서 일찍 성공하게 된데에는 그럴 만한 자극제가 있었다. '야왕' 한대화 감독이었다.

장성호는 2시즌째 부상의 악몽에 빠져 힘든 재활을 거쳐야 했던 심경을 토로하면서 "감독님을 생각하며 참고 버텨왔다"고 말했다.

지금 장성호에게 한 감독은 구세주이자 미안한 대상이다. 잔부상에 시달리던 2010년 전 소속팀 KIA에서 입지가 줄면서 옛 명성마저 잃어갈 무렵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준 이가 한 감독이었다.

한 감독은 장성호를 주전 3번 타자로 기용하며 전폭적인 신임을 보냈다. 하지만 장성호는 그해 겨울 어깨 수술을 하는 등 애만 태우는 존재가 됐다.

장성호는 "지금까지 팀은 물론 감독님께 제대로 보여준 게 없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한 마음에 재활의 고통을 참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 감독이 올해 임기 마지막 해라는 사실을 가끔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하기도 했단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올해 만큼은 승부를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됐다"는 게 장성호의 고백이다.

장성호는 재활기간 동안 소중한 교훈도 깨달았다. 몸보다 마음이라는 것이다. 아프고 (야구)못했던 과거를 자꾸 짐으로 떠안고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젠 아프지 말고 잘해보자'가 다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심리적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었다. 문득 장성호는 '잘해보자'에서 '잘 할수 있다'고 살짝 바꿔 긍정적인 생각을 자꾸 해보니 달라진 자신의 몸도 발견하게 됐다.

장성호는 "몸보다 마음을 다스린 게 조기 복귀의 비결인 것 같다"면서 "최근 3년 만에 몸 상태가 가장 좋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몸은 물론 마음까지 제대로 치유한 그의 표정에서 1998~2006년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스나이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오키나와(일본)=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