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의 희망' 김민석(20·KGC인삼공사·세계랭킹30위)과 정영식(20·대우증권·세계랭킹103위)이 아시아탁구선수권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확보했다. 남북 대결에서 완승하며 기세를 올렸다.
김민석-정영식 조는 28일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탁구선수권 남자복식 8강전에서 북한의 장성만-김성남조를 3대0(11-9 11-8 11-4)으로 완파했다. 4강에서 '세계 최강' 왕하오(세계 랭킹3위)-마롱(세계랭킹 1위)조와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천재형 선수'로 분류되는 김민석은 지난해 5월 KRA컵 SBS최강전, 6월 전국남녀종별선수권, 8월 대통령기 남자단식을 잇달아 휩쓴 명실상부한 차세대 최고 에이스다. 탁구에 필요한 예민한 감각과 운동신경을 타고났다. 포어드라이브, 백드라이브를 가리지 않는 공격본능, 허를 찌르는 파워 서브와 깎아지른 듯한 톱스핀은 자타공인 국내 최강이다. 김택수 대우증권 감독의 애제자인 정영식은 1월 초 열린 국가대표상비군 선발전에서 17승1패의 호성적으로 당당 1위에 올랐다. 침착한 플레이와 코스를 읽어내는 영민함, 상대의 기를 빼앗는 끈질긴 지구전이 강점이다. '동갑내기' 김민석과 정영식은 절친이자 라이벌이다. '터프남' 김민식과 '꽃미남' 정영식은 평소 성격도, 탁구 스타일도 완전히 다르다. 김민석이 뒤에서 거침없는 파워드라이브를 휘두르고, 정영식은 테이블 앞에 바짝 붙어서 다음 수비를 예측하고 준비한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살뜰히 받치고 메워주며, 함께 나선 국제무대에서 '환상의 호흡'을 뽐내왔다.
김민석-정영식조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2011년 로테르담세계선수권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전에선 왕하오-장지커 조에게 3대4로 역전패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 4강전에선 왕하오-쉬신 조에 2대4로 패해 동메달에 머물렀다. 왕하오와의 세번째 맞대결이다. 동메달을 넘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 만리장성은 반드시 넘어야 할 '숙명'이다. 29일 오전 펼쳐지는 준결승전에서 '스무살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