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원주에서 만난 동부와 LG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동부는 정규리그 우승의 여운을 만끽했고, LG는 6강 탈락의 우려 앞에서 초상집 분위기였다.
이틀전 부산 원정경기에서 최단기간-최단경기 정규리그 우승을 이룬 동부는 이날 경기 시작에 앞서 조촐한 잔치를 했다.
원정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첫 홈경기였으니 홈팬들 앞에서 신고식이 필요했다.
치악체육관 한 가운데와 원주 시내 곳곳에 우승을 알리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건 동부는 원창묵 원주시장을 초청했다.
성인완 동부 단장은 원 시장에게 우승 유니폼 상의와 모자를 씌워주었고,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홈팬들의 축하를 듬뿍 받았다.
우승을 이끈 명장 강동희 감독이 소개되는 순간 원주 팬들의 함성은 극에 달했다.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여유가 넘쳤다. 강동희 감독은 "우승을 이루기까지 고생한 만큼 부담없이 평소대로 하라는 말 외에는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6강 플레이오프의 꿈이 완전히 무산되는 LG 선수들은 다소 풀이 죽은 표정이었다.
김 진 LG 감독은 "6강에 대한 마음은 비웠지만 끝까지 자존심 만큼은 지키겠다"는 다짐을 하면서도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동부는 우승을 기념해 사인볼 100여개를 관중석을 향해 마구 던지며 자축했고, LG는 부러운 듯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동부는 "원정경기에서 우승이 확정된 바람에 제대로 준비를 못했으니 다음달 4일 마지막 홈경기 때 팬 사인회 등 푸짐한 자축행사를 또 개최한다"고 말했다. 원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