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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임재철, "생존위해 중장거리포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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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두산 주장은 임재철이다. 지난 2004년 두산 이적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지난해말 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주장으로 선임됐다.

임재철이 주장으로 뽑힐 당시 김진욱 감독은 "대환영이다. 주장에게 권한을 주고 코치에 걸맞는 대우를 해줄 것이다. 재철이는 선수로서도 굉장히 쓰임새가 많은 친구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건다"며 크게 반겼다.

임재철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미국 애리조나주 전지훈련 캠프를 달구고 있다. 임재철은 '맏형' 김동주에 이어 팀내 '서열' 2위다. 임재철의 말 한마디가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강압적이지 않다. 합리적인 소통을 내세워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재철은 "2004년 두산에 처음 왔을 때 팀워크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선수들끼리 항상 양보하고 걱정해 주는 가족같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전훈 캠프에서 임재철이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선수들의 건의사항을 프런트나 코칭스태프에 요청하는 것이다. 이미 김진욱 감독이 선수들과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강조했던 터다.

아무래도 해외에서 훈련을 하다보니 먹거리에 관한 애로사항이 가장 크다. 한국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임재철은 구단을 통해 호텔측에 메뉴 다양화를 건의했다. 빵, 우유 위주로 짜여졌던 아침 식탁에 오믈릿, 소시지, 와플, 과일 등 다채롭게 메뉴들이 등장했다. 또 숙소 2층 휴게실에는 선수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해먹을 수 있도록 취사 도구가 비치됐다.

그러나 임재철이 주장 역할에만 신경쓸 수는 없다. 올해 두산 외야진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주전 자리를 놓고 5~6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임재철은 팀내 외야수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을 뿐만 아니라 유일한 오른손 타자이다. 김현수 이종욱 정수빈 이성열 등은 모두 왼손타자다.

임재철이 생존을 위해 선택한 것은 중장거리 타법. 다른 외야수들이 대부분 왼손 교타자이기 때문에 멀리 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면 출전 기회가 더욱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재철은 "오른손 외야수라는 장점을 살려 주전이 되도록 하겠다. 기본기 위주의 훈련을 소화중이며, 중장거리 타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타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철은 훈련량이 많은 선수로 꼽힌다. 한 시즌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적은 없지만, 파워를 늘려 오른손 중장거리 타자로 변신해 주전을 꿰차겠다는 각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