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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승부조작]흥행 찬물, 드림식스 인수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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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라고 했던가.

지난해 한국축구의 근간을 뒤흔든 승부조작의 망령이 잘 나가던 국내 배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구는 지난시즌부터 본격적으로 과거 배구 슈퍼리그의 인기를 회복하고 있었다. 기록이 증명해준다. 지난시즌 역대 시즌 최다관중을 돌파했다. 188경기에서 총 관중 34만5549명(2010년 12월4월~2011년 4월9일)이 경기장을 찾았다. 2009~2010시즌(216경기) 31만7945명보다 9%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등으로 한 라운드가 축소돼 열렸음에도 인기가 상승했다. 프로배구의 문이 열린 2005~2006시즌(15만9716명, 192경기)과 비교하면 116%(약 2배)가 증가했다. 1일 평균관중(3756명)과 포스트시즌 관중수(21경기, 6만3967명) 역시 지난시즌 대비 각각 39%가 늘었다.

올시즌은 더 호황이었다. 국제배구 기준에 맞춰 차등승점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풀세트 경기가 늘어나고 승점 1이라도 따내기 위해 선수들이 중도포기하는 모습이 사라졌다. 손에 땀을 쥐는 상위권팀들의 순위 경쟁이 배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간 쌓은 공든탑이 무너지게 생겼다. 소문만 있던 승부조작의 실체가 고개를 들면서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환호했던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더 이상 경기장을 찾을 이유가 없어졌다. 인기가 시들해질 수 있는 것은 시간문제다.

악재는 또 있다. 설상가상 드림식스의 새 주인 찾기가 자칫 오리무중으로 빠질 수 있다. 연맹은 드림식스 살리기에 애를 쓰고 있다. 적극적으로 인수기업을 물색해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었다. 인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굴지의 기업들이 있었다. 세부적인 상황만 조율될 경우 조만간 인수 작업이 펼쳐질 수 있었다. 또 한 기업은 창단도 염두해두고 있었다. 축구보다 홍보 효과가 큰 배구의 매력을 느낀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좋은 예였다.

그러나 승부조작이 모든 것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독약이 될 수 있다. 기업 수뇌부가 드림식스 인수를 재검토하거나 아예 인수 자체를 없던 일로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불똥이 괜한 드림식스에게 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창단팀 소식도 요원해질 수 있다. 급기야 축구계보다 시장 규모가 작은 배구계의 시장 경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승부조작이 발생시킬 어두운 미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