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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감독, 깜짝 생일 파티에 '피로는 싹, 미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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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에서 전지훈련 중인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빡빡한 연습경기 일정과 잦은 이동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5일은 훈련도 쉰 채 휴식을 취했다. 잠시 외출로 머리도 식혔다. 그러나 단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선수들이 챙겨준 54번째 깜짝 생일 파티 때문이다.

상황은 이렇다. 정월 대보름인 6일 음력 생일을 맡이한 정 감독은 아침 8시 30분에 전지훈련지 내의 식당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일찍 식당으로 내려온 선수들이 케이크를 준비했고, 축하노래까지 단체로 불렀다. 정 감독의 쌓였던 피로가 눈녹듯 사라진 순간이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이렇게 챙겨줄 지 몰랐다. 힘든 일정이라 선수들이 피곤할텐데 생일을 챙겨줘서 고마웠다. 고마워서 저녁 식사때 테이블당 와인 한 병씩 돌렸다"며 선수단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미리 준비된 파티였다. 구단 직원들과 선수단은 지난달 28일 일본에 입국하기전 미리 선물을 준비했다. 백낙우 전남 주무는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면세점에서 정 감독의 생일 선물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있더라. 스카프 등 감독님의 취향대로 선물을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 이운재는 선수단의 선물을 모아 대표로 정 감독에게 전달했다. 구단 직원은 아침 메뉴도 바꿨다. 아침마다 나오는 미소된장국 대신 선수단과 정 감독은 미역국으로 아침을 맞았다.

매해 2월에 생일은 맞는 정 감독은 항상 선수단과 함께 생일을 맞이한다지만 막상 가족과는 함께 생일 케이크를 잘라본 기억이 드물다고 한다. "30년 동안 가족과 함께 생일을 보낸게 2~3번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 생일은 선수들이 파티도 해줬고 가족과도 화상채팅을 했다. 다들 집에 없는 날이 많은데 이날은 다 모였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아내의 생일 덕담을 전했다. "'일 안하고 집에서 생일 맡는것보다 밖에서 일하면서 생일 보내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하더라." 정 감독도 웃으며 "고맙다"고만 답했단다.

한편, 전남은 구마모토에서 12일 가고시마로 이동, J-리그 우라와 레즈와 13일 연습경기를 치른다. 14일에는 다시 미야자키로 이동해 히로시마를 상대로 전술을 가다듬은 뒤 19일 입국할 예정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