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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현지기자가 본 지동원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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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지' 지동원(21·선덜랜드)이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지동원은 후보로나마 꾸준한 출전기회를 보장받았다. 또 매 경기 10분 안팎의 짧은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첼시, 맨시티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골을 성공시키며 팬들의 사랑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선덜랜드 내에서 지동원의 입지는 좁아지는 듯하다.

이러한 기류는 29일 (한국시각) 펼쳐진 선덜랜드와 미들스브러의 '위어-티스(Wear-Tees) 더비에서 엿볼 수 있었다. 선덜랜드는 이날 지역라이벌 미들스브러와 FA컵 32강 경기를 치렀다. 많은 팬들이 지동원의 출전을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리그 경기보다 비중이 작은 컵대회였던 데다 주전공격수인 니클라스 벤트너가 코뼈 부상으로 결장이 확실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틴 오닐 선덜랜드 감독의 선택은 지동원이 아닌 '영 건' 코너 위컴과 부상에서 복귀한 프레이저 캠벨이었다. 특히 프레이저 캠벨은 지난 2010년 8월 29일 이후 약 1년 반만의 출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반 14분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강력한 경쟁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경기 시작 전 만난 스카이스포츠 현지 기자 또한 지동원이 올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벤트너와 위컴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지동원에게 기회가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 이적 첫 시즌이고 어린 선수인 만큼 적응만 잘 한다면 좋은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당장 출전기회를 못 잡고 있기 때문에 임대 이야기도 흘러나왔다"고 하자 "지동원은 즉시전력이 아닌 2~3년 이후를 내다보고 영입한 것이다. 선덜랜드 구단에서도 좋은 대우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당장 경기에 못 나온다고 임대나 이적을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며 놀라기도 했다.

현재 선덜랜드에서는 오닐 감독이 벤트너의 부상에 대비해 새로운 공격수의 영입을 구단에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1월 이적 시장 마감을 앞두고 이미 케빈 데이비스(볼턴), 로만 파블류첸코(토트넘) 등 구체적인 영입 리스트까지 언급됐다. 여러 모로 지동원에게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앞선 스카이스포츠 기자의 말처럼 스물한살 지동원의 영국 내에서의 객관적인 입지는 말 그대로 '유망주'다. 당장의 활약보다는 2~3년 후를 내다보고 미래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키우고 있는 선수라는 뜻이다. 당장의 결장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선덜랜드(영국)=민상기 통신원 chosuntig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