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중인 LG 봉중근의 타임테이블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생겼다.
사이판에서 전훈캠프를 치르고 있는 봉중근의 몸상태가 코칭스태프 기대를 뛰어넘을 만큼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꾸준히 관리한 덕분이다. LG 관계자는 "재활 속도가 매우 빠르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LG 김기태 감독이 짜놓았던 시나리오중 한가지가 가능해진다. 김기태 감독은 최근 "당초 일정대로라면 봉중근의 1군 무대 컴백은 빨라야 6월, 아니면 7월쯤이라고 봤다. 그런데 운동을 워낙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5월에 던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단, 5월 컴백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이 경우는 봉중근이 1이닝 정도를 던지는 중간계투로 복귀한다는 걸 의미한다. 김기태 감독은 "중간에서 짧게 1이닝 정도씩 던지는 경우라면 5월 컴백도 가능할 수 있다. 물론 무리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사안이라는 의미다. 최종 단계에선 봉중근은 당연히 선발로 돌아갈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봉중근이 선발로서 완전한 준비를 갖춘 뒤에 1군에 오르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를 가정해볼 수 있다. 5월쯤 LG가 순위 다툼에서 중대한 승부처에 놓이고 불펜에 힘을 보태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엔 봉중근이 불펜에 합류해 짧은 이닝을 담당하는 것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요즘은 국내프로야구도 비슷한데, 본래 메이저리그에서 재활중인 선발투수가 프로그램 진행 말미에 불펜에서 실전을 치르며 적응력을 기르곤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어깨 부상을 한 투수가 통증이 없어진 뒤 75피트(약 22.86m) 거리에서 캐치볼을 시작한다. 하루 뒤에는 80피트(약 24.38m)로 거리를 늘린다. 이렇게 조금씩 거리를 늘리며 50m 롱토스를 무리없이 소화하게 되면 하프피칭(투포수 거리에서 서서 던지는 것)으로 넘어간다. 이른바 '인터벌 스로잉 프로그램(ITP)'이다.
그후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을 거쳐 마이너리그에서 중간계투로 투입된다. 처음엔 1~2이닝을 던지다 여기서 최종 목표인 5이닝(투구수 80개~100개)에 이르러 탈이 없으면 본무대로 컴백하는 것이다. 봉중근이 만약 5월에 불펜부터 경험하게 된다면, 이같은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
올시즌 LG의 재건을 위해서는 선발진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박현준 리즈 주키치 등 지난해 두자리 승수를 거둔 투수들이 건재한데, 여기에 봉중근이 건강한 몸으로 가세하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봉중근의 컴백은 상황에 따라 5~7월의 어느 한 시점이 될 것이다. 물론 김기태 감독은 어떤 경우라도 무리한 복귀는 절대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