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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선비' 임시완 "'해품달' 아역들, 촬영 땐 눈빛부터 달라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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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의 임시완이 등장하자 어디선가 찬란한 빛이 쏟아지는 듯했다. 곁을 스치기만 해도 궁궐 여인들을 쓰러뜨렸던 자체발광 미모는 갓과 도포를 벗어도 여전했다. '허염앓이'를 일으킨 임시완은 극 중에서도 절세가인, 초천재, 마성의 선비로 묘사됐다. 치솟는 인기를 즐겨도 될 법하건만 그는 차분하게 "그런 신조어까지 나오다니 신기하다"며 "역할이 좋았고 훌륭한 감독님과 베테랑 아역들을 만난 덕을 봤다"고 겸손해했다.

임시완은 첫 출연부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라는 사실에 깜짝 놀란 시청자도 꽤 많았다. "제가 아직 인지도가 부족해서요. (웃음) 연습생 생활을 할 때는 가수만 생각했는데, 데뷔할 때부터 가수와 배우의 벽이 허물어지는 분위기였어요. 멤버들도 연기를 하니까 저도 자연스럽게 연기를 제가 해야 할 일로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이 드라마도 욕만 먹지 말자고 각오했죠."

앞서 연기를 경험했던 멤버들도 임시완의 연기 데뷔를 도왔다. 너나 할 것 없이 임시완의 대본 리딩 파트너가 돼 줬다는 것. "진지희 역할은 형식이가 너무 잘하더라고요. 지희가 하는 연기랑 똑같았어요. (웃음) 멤버들에게도, 오디션 기회를 준 회사에게도 너무 감사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함께 연기한 아역들에 대해 물으니, 임시완은 할 얘기가 많았다는 듯 함박 웃음부터 지었다. "나이 차가 많이 났지만 사이좋게 잘 지냈다"며 '동생들'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평상시에 웃고 떠들 때는 딱 그 나이 또래 같은데, 연기를 할 때는 눈빛부터 달라져요. 감정이 흐트러질까봐 옆에서 숨도 못 쉬겠더라고요. 여진구는 분위기 메이커예요. 함께 축구하는 장면에서는 제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활발했죠. (웃음) 김유정은 나이를 속이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성숙한 느낌이에요. 얼굴도 너무 예쁘고요. 그런데 트위터 글을 보면 또 어찌나 귀여운지 몰라요."

임시완에게 애정공세를 펼쳤던 진지희와는 11세 차이. 과거에 스케줄 때문에 만난 적이 있어서, 내심 진지희가 파트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돼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단다. 진지희는 임시완에게 문자메시지로 '서방님'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쇠고랑 차면 안 되니까 거기에 '여보'라고 화답하면 안 되죠. (웃음)"

양명군 이민호는 처음부터 연기를 '기깔나게' 잘해서 감탄했는데 촬영장에서도 늘 칭찬을 달고 살았고, 운검을 맡은 이원근은 나이대도 비슷하고 둘 다 이번이 첫 연기라 서로 의지하며 지냈다. 그리고 '아버지' 선우재덕과 '어머니' 양미경에 대한 고마움도 크다. "연우의 환영을 보고 슬퍼하는 아버지 옆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싱숭생숭해서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 선우재덕 선생님께서 연기도 가르쳐주시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죠. 저를 배우로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울컥했어요."

짧은 출연이었지만 임시완이 느끼고 배운 건 상당히 많은 듯했다. 배우로서 또 만나길 바라는 팬들이 많지만 그는 신중했다. "지금은 멋 모르고 연기했지만, 이제부턴 가다듬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배우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레슨도 받고 준비하려고요."

극 중에서 화제가 됐던 연우 뇌구조 그림에서 허염은 7할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허염으로 살았던 임시완의 뇌구조에서는 뭐가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을까? "음… 지금은 '해품달'이요. 그리고 제국의 아이들도 빠질 수 없죠. (웃음)"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