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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뷰티' 샤라포바의 또다른 이름 '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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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25·세계랭킹 4위)는 단순한 테니스 선수가 아니다. 그녀 안에는 또 다른 자아가 존재한다. '패션 디자이너' 샤라포바다. 메이저대회를 앞두고 자신이 입을 유니폼을 직접 디자인할 정도로 패션 본능이 꿈틀거린다. 전세계 테니스 팬들은 남자 선수들 못지 않은 샤라포바의 뛰어난 기량 뿐만 아니라 귀여움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유니폼에도 매료된다.

패션 디자인에 대한 욕구는 어릴 적부터 강했다. 이제 샤라포바에게 '패션 디자인'은 또 다른 자신과 소통하는 창구가 됐다. 샤라포바는 25일(한국시각)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W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패션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예술적 감각에 관심이 높았다"며 "이젠 나 자신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샤라포바가 처음으로 직접 디자인해 유니폼을 입은 것은 2006년 US오픈 때다. 미니 검정 드레스( Little Black Dress) 스타일을 선보이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샤라포바의 패션 디자인을 완성시켜주는 후원사는 다국적 스포츠브랜드 나이키다. 샤라포바는 2010년 나이키로부터 7000만달러(약 785억원) 외에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의 매출액 일부를 받는 조건으로 지난 11년간 이어온 스폰서십을 연장했다. 샤라포바의 디자인 영역은 유니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발 등 광범위하게 뻗어있다. 2009년에는 나이키가 전액 출자한 토털 패션브랜드 '콜한(Cole Haan)'과도 비슷한 계약을 맺고 여성용 가방,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을 디자인해 론칭하기도 했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부분도 고려하는 샤라포바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색상이다. 그녀는 "나는 선수들이 흘리는 땀과 열로 인해 가능한한 가벼운 재질을 유지하려 한다. 특히 호주오픈은 새해 첫문을 여는 메이저대회이기 때문에 신선한 색상을 택한다"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샤라포바는 올해 호주오픈 경기장 코트가 푸른색임을 고려해 상반되는 흰색과 네온색이 결합된 유니폼과 신발을 매치시켰다.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자질이 엿보이는 선택이었다.

좌절도 있었다. 2010년 호주오픈에선 해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유니폼 패션을 선보였지만 1회전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래서 샤라포바의 목표는 경기력과 패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다.

샤라포바가 디자인한 제품들은 선수나 팬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다. 그녀의 다재다능한 재주는 코트 안팎에서 늘 화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