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결전까지는 딱 열흘. 하지만 이동 시간과 결전이 열리기 직전에는 선수들 컨디션 조절에 주력해야함을 생각한다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엿새 남짓으로 줄어든다. 다음달 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는 홍명보호의 상황이다.
26일 홍명보호는 카타르 도하에 캠프를 차렸다. 결전의 땅 사우디에 입성하기 전 중동의 기후와 경기장 사정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도하 전지훈련은 다음달 2일까지다. 2일에는 결전의 땅 사우디 담맘에 들어간다. 6일간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필요한 것은 속성 단기 족집게 과외다. 홍 감독도 출국하기전인 25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남은 기간동안 미흡했던 것을 보완하고 잘했던 것은 유지해 사우디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먼저 엿새 동안 중점적으로 갈고닦아야 할 것은 세트피스다. 홍명보호는 최종예선 3경기에서 4골을 뽑아냈다. 이 가운데 3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원정에서는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사우디의 강력한 저항에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가 문제다. 정지 상태에서 약속된 세트피스골은 국면 전환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전담 키커로 나설 윤빛가람(성남)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등의 몸상태가 괜찮다. 윤빛가람은 오만과의 홈 1차전에서 날카로운 프리킥골을 만들어냈다. 김보경 역시 좌우 코너킥을 가리지 않는다. 문전 앞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해 줄 김현성(서울) 홍정호(제주) 등도 태국 오키나와 전지훈련과 킹스컵을 통해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홍 감독으로서는 도하 전지훈련에서 키커들과 다른 선수들의 타이밍, 움직임 패턴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생각이다.
집중력 유지 문제는 보완해야 한다. 홍명보호는 경기 도중 집중력이 갑자기 떨어지며 실점하는 장면을 종종 연출했다. 킹스컵 태국전에서 후반 8분 실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홍명보호 수비진들은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며 단독 찬스를 내주었다. 카타르와의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내준 페널티킥 수비수의 무리한 수비 탓이 컸다. 홍 감독도 "순간적으로 정확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운 상황들이 맞이했다. 이런 작은 부분들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중력 유지의 관건은 체력과 실전감각이다. 체력은 큰 문제가 없다. 오키나와 훈련에서 가진 체력 훈련으로 시즌 중과 비슷하게 몸이 올라왔다. 역시 문제는 실전감각이다. 사우디는 시즌 중인 반면 홍명보호 선수들은 시즌 휴식기에 경기를 하고 있다. 킹스컵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지만 100%라고 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홍 감독으로서는 미니 게임을 통해 실전감각을 극대화시킬 생각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